이유있는 한국 성형열풍
보스톤코리아  2014-02-03, 11:34:21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오현숙 기자 = 턱뼈탑 성형외과 소식이 미국 타임지에 소개될 정도로 한국은 현재 넘볼 수 없는 ‘성형수술 1위국’이다.

타임지는 23일 '성형외과에서 깍아낸 턱뼈로 탑을 쌓았다'(This Plastic Surgery Clinic Made a Tower of Shaved Chin Bones)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에서 턱뼈를 깍는 양악 수술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한국의 여성 다섯 명 중 한 명은 성형수술을 받는다"고 우리나라의 성형수술 열풍을 꼬집었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13.5명이 성형수술을 받아 그리스(12.5명), 이탈리아(11.6명), 미국(9.9명)을 훌쩍 웃돈다. 또 세계 성형시장(21조원)에서 우리나라의 시장 비중은 약 2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 후반 한국이 초경쟁사회에 진입하고서 취업이나 결혼, 승진 등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경쟁 수단으로 외모에 더 신경 쓰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김귀옥 한성대 사회학과 교수는 “10년 전만 해도 여학생들이 외모지상주의라는 비판을 의식해 성형에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가졌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신체조차 무기화해야 하는 상황이 된 듯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뒤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호감형 외모에 집착하는 청년이 급증했다. 

취업 포털사이트인 ‘사람인’이 기업 인사담당자 2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4.2%가 “구직 지원자 겉모습이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취업준비생들은 성형수술을 통해 조금이라도 아름다운 외모를 갖추려 노력한다. 특정 직군 취업에 유리하게 맞춤형 얼굴로 고치는 ‘취업 성형’까지 등장했다.

연예인을 동경하는 아동•청소년들이 늘어난 것 또한 성형 열풍에 한 몫했다. 성장기 성형수술을 금기시했던 과거와 달리 청소년기에 가벼운 성형을 하는 사례가 많아졌고, 고교를 졸업하는 딸에게 성형수술을 시켜주는 부모도 늘고 있다.

 최근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성형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일부 대형병원들은 중국 등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자본력을 갖춘 병원들은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해외 마케팅에 큰 비용을 쏟아붓기도 한다. 

최근 CNN도 “외모지상주의나 부작용 등의 논란에도 성형수술이 침체한 한국 관광산업을 살려내고 있다”면서 “성형수술이 인기를 끄는 것은 한류 열풍 확산과도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강남권 일부 성형외과 원장들 사이에서는 한류 열풍이 불어닥친 중국과 동남아 등지로 원정 진료를 떠나는 사례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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