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 텁스대 박사과정 유학생 체포 즉시 주 밖으로 이송 꼼수
법원 명령시 버몬트로 이송, 매사추세츠 법원 관할권 벗어나
ACLU, 보스톤에서 재판 받을 때까지 싸움 멈추지 않을 것
??????  2025-04-03, 15:26:10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터키출신 텁스(Tufts)대 박사과정  유학생 루메이사 오즈투르크(30)의 체포  및 구금과 관련해 미 법무부가 보스톤 연방법원의 관할권을 문제 삼아 기각을 요청했다. 이를 위해 이민단속국(ICE)은 체포 즉시 보스톤 연방법원 관할권 밖인 버몬트로 옮기는 꼼수를 부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25일 오후 5시 49분, 외즈튀르크는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의 한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이후 그녀는 매사추세츠 멧두은에서 뉴햄프셔, 버몬트를 거쳐 다음날 새벽 루이지애나행 항공편에 탑승하는 등 급하게 이송되는 과정을 겪었다.

연방 정부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오즈투르크가 보스턴에서 체포된 후 이미 매사추세츠를 떠난 상태였기 때문에, 해당 지역 법원이 사건을 다룰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측의 서류에 따르면 오즈투르크 측 변호인이 밤 10시 1분에 구금에 대한 항소를 제기했을 당시, 그녀는 이미 뉴햄프셔 레바논에서 버몬트 세인트 올번스로 이동 중이었다.

보스턴 연방법원 인디라 탈와니 판사가 ICE에 오즈투르크를 매사추세츠에 남겨두라고 명령한 시점인 밤 10시 55분경에는 그녀가 이미 버몬트에 도착한 지 30분이 지난 상태였다고 정부는 밝혔다.

정부 측은 “비자 취소 및  체포, 구금에 대한 항소는 이민법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관할권이 루이지애나 주로 이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ICE는 오즈투르크가 체포 후 머물 수 있는 이 지역의 이민자 수용소 침실이 없어 급하게 이송했다고 설명하며, 그녀에게 4월 7일 루이지애나주 오크데일 이민법원 출석을 명령했다. 그러나 보스톤글로브의 확인에 따르면 이지역의 수용소에는 많은 침실이 비어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즈투르크의 변호인은 그녀가 지난해 텁스 대학 캠퍼스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공개적 발언을 한 후 정치적 탄압의 대상이 되었다고 주장하며, “이번 체포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한 보복 조치”라고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또한 그녀의 수정헌법 제5조에 보장된 적법절차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강조했다. 

오즈투르크는 현재 루이지애나에서 구금 중이며,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정부를 상대로 강제송환 금지 및 보석 석방을 요청하고 있다. 그녀는 텁스대에서 아동 및 인간발달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대학에서 교육조교로도 활동 중이다.

오즈투르크에 대한 비자 취소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변호인단은 그녀가 범죄 혐의나 기소 대상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그에 따른 가자지구 전쟁 이후, 친팔레스타인 활동을 벌인 비시민권자들에 대한 강제추방 정책을 강화해왔다.

매사추세츠 내에서는 오즈투르크의 구금에 대해 비판 여론이 높다. 지난 화요일 보스턴 JFK 연방빌딩 앞에서는 텁스 대학원노조와 익명의 대학원생들이 모여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100명 이상의 유대교 라비들이 그녀의 석방을 촉구하는 서한을 공개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 매사추세츠지부 제시 로스만 법률 디렉터는 “루메이사를 거리에서 납치해 공동체로부터 2천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구금한 것은 부당하다”며 “우리는 그녀가 다시 매사추세츠로 돌아올 수 있을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한인 유학생 및 비시민권자 한인 등에게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특히 특정 정치적 시각에 대한 표현이나 시위 등을 이유로 학생들을 표적 삼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인 유학생, 연구자, 이민자 모두에게도 해당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1기 재임 시절에도 매사추세츠 사법기관은 ICE의 법원 내 체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한 바 있으며, 뉴턴 지방법원의 셜리 조지프 판사는 피고인의 이민 단속 회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가 이후 기소가 철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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