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인생 15
보스톤코리아  2023-12-18, 11:39:06 
18번홀 :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안다.

어느덧 18번 마지막 홀 티잉 그라운드에  선 지금 나는 문득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알고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라는 말이 나의 뇌리를 스쳐지나간다.  동반자 중 선두와의 격차는 2타차, 내가 파를하고 그놈이 OB후 더블한다면 동타, 트리플을 한다면 내가 이긴다.  역으로 3위와 나와의 격차 역시 2타차, 아차하면 2위를 빼앗길 가능성이 전혀 없는것도 아니다.  2등이라도 고수하려면 나는 꼭 파 이상의 좋은 결과를 기대해야 만 한다.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안다고 했다.  끝날때 까지 끝난게 아니다.  

티샷을 준비하면서 많은 변수들이 아른거린다.  200야드 언저리에 페어웨이 벙커,  오른쪽은 OB지역, 눈에는 안보이지만 스코어 카드 지도상에 벙커 30야드 안쪽으로 작은 도랑 해저드가 자리하고 있다. 파를 하기위해서는 무조건 페어웨이 벙커 왼쪽을 지나가야 한다.  마음을 비우고 가볍게 스윙한 나의 티샷은 다행히 벙커 왼쪽 러프에 떨어진다.  비록 페어웨이에 안착하지는 못했지만 OB는 아니니 일단 안심이다.  파의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세컨샷을 위해 볼앞에 위치한다.  의외로 러프가 깊다.  채가 쉽게 빠질 것 같지가 않다.  그러나 목표는 파, 한클럽 길게 잡고 있는 힘껏 스윙을 한다. 볼이 힘없이 굴러간다.  목표한 거리의 반도 못갔다.  투온의 꿈은 사라졌다.  주위를 살펴본다.  경쟁자들 역시 어려운 상황하에 있다.  아직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있다.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안다.”.  

피칭웨지를 손에 쥐고 세번째 샷에 나선다.  무슨일이 있어도 그린에 올려야한다. 그것도 최대한 홀 가까이…  부드럽게 스윙한다.  잘 맞았다. 방향도 좋다. 볼이 곧장 홀컵으로 향한다. 이게 웬일인가 잘하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갈 기세다.  만약 나에게 행운의 여신이 함께 한다면 생각지도, 기대도 안했던 “버디”를 하게된다.  홀컵 3미터 앞에 떨어진 나의 볼이 내리막 경사를 타고 홀컵으로 향한다.  조그만 더, 조금만 더…  땡그랑 소리와 함께 홀컵으로 쏙 들어간 나의 볼.  “버디”다. 대 역전극의 서막을 알리는 기분좋은 “버디”다.  역시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안다.”   

2타 앞서가던 친구놈이 긴장하기 시작한다. 싱글치는 이놈도 아슬아슬한 세컨샷 미스로 투온에 실패했지만 3번째 어프로치에서 핀에 거의 갖다 붙인다.  이제 파펏만 남았다.  평소같으면 쉽게 넣을 수 있는 거리다.  놈의 신중한 파펏, 그러나 볼이 홀컵을 두번 돌면서 비켜 나간다. “보기”다. 
나는 선두와 2타의 격차를 극복하고 동타를 기록했다. 나는 친구를 향해 크게 외친다.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안다.” 고.

골프는 흔히 인생에 자주 비유되곤 한다.  골프라는 운동은 18홀을 돌면서 무궁무진한 변수와 이에따른 어려움, 또는 행운이 예고없이 찾아온다.  이를 다 해결하고 결국 “장갑을 벗어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듯 인생 또한 눈앞에 보이는 예고된 변수(벙커, 헤저드 등) 예고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변수 (깊은 러프, 나무 뒤, 깊게파린 디봇 등) 갑자기 닥치는 난관, 뜻밖의 행운 등 모든 일들을 겪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다”라는 명언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모습이 골프를 인생에 비유하게 되는것 같아.

“골프는 장갑을 벗어봐야 알고 인생은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라는 격언을 마음에 세기며 포기하지도 좌절하지도 않는 멋진 인생을 살아보자”

지금까지 어설픈 주말 골퍼의 되도 않는 썰을 풀며 18홀의 “골프와 인생”을 마감합니다.


박진영 (보스톤라이프스토리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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