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 킹과 보스톤의 연결고리 |
보스톤코리아 2017-01-30, 14:59:05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정선경 기자 = 9년 전, 마틴 루터 킹이 한 때 부목사로 재직했던 록스버리의 열두번째 침례교회(Twelfth Baptist Church) 앞에서 당시 시장이었던 톰 매니노(Tom Menino)는 “바로 이 자리에 마틴 루터 킹 박사와 그의 아내 코레타의 동상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 수년 동안 정치인을 비롯한 옹호론자들이 마틴 루터 킹을 기리기 위한 기념물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해 왔었다. 마침내 현실화가 되어 가는듯했던 이 프로젝트는 경기침체를 비롯한 여러 장애물에 부딪혀 탄력을 잃고 말았다. 보스톤에는 여전히 마틴 루터 킹을 기념하는 기념비가 없으며, 이에 대한 계획조차 없다. 매년 1월 셋째 주 월요일은 마틴 루터 킹의 날이다. 보스톤 글로브는 14일 칼럼을 통해 오랜 기간 답보상태에 머문 마틴 루터 킹 기념비의 필요성에 대해 촉구하며, 보스톤과 마틴 루터 킹의 깊은 인연을 강조했다. 마틴 루터 킹은 1950년대 초반 보스톤 대학의 신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보스톤 대학은 여전히 마틴 루터 킹의 논문을 보유하고 있다. 당시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학생들에게 상당히 포용적이었던 지적 커뮤니티에 속해 있었으며 하워드 서먼 (Howard Thurman)이라는 멘토가 있었다. 서먼은 보스톤 대학의 마쉬 채플(Marsh Chapel)의 학장으로서 1930년대에 마하트마 간디를 방문한 적이 있다. BU의 월터 플러커(Walter Fluker) 교수에 따르면 간디의 비폭력 저항 철학을 마틴 루터 킹에게 전달한 사람이 바로 서먼이다. 마틴 루터 킹이 보스톤에서 경험한 인종 차별에 대한 일화도 전해진다. 마틴 루터 킹이 방을 구하고 있었을 때 임대 중이라는 사인이 걸린 방을 찾았지만 “흑인이라는 것을 알고 난 후 방은 더이상 임대 가능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가 아내 코레타 스콧(Coretta Scott)을 만난 곳도 보스톤이다. 열두번째 침례교회의 부목사로 재직하던 중, 당시 뉴잉글랜드 컨서바토리의 학생이던 코레타를 만났다. 이후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 교회에 부임하였고, 유명한 버스 보이콧 운동을 비롯한 비폭력 평화 시위로 범국민적 지지를 얻었다. 그뿐만 아니라, 흑인 해방 운동 및 흑인 인권 운동을 주도하며 1964년 최연소로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된다. 1965년 4월, 마틴 루터 킹은 보스톤으로 돌아왔다. 사우스엔드에서 보스톤 코먼에 이르는 1마일의 거리를 행진하는 민권 행진을 이끌었다. 록스베리의 허물어져가는 주택과 학교들을 방문했으며, 주의회에 학교 격리를 끝낼 것을 촉구했다. 글로브에 따르면 마틴 루터 킹은 “앨라배마 주에서 벌어지는 잘못된 일 중의 일부가 보스톤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것은 흑인과 백인들의 싸움이 아니며 정의와 불의의 세력 사이의 투쟁이다”라고 국회의원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행진 이후 마틴 루터 킹은 추운 이슬비를 맞으며 파크맨 밴드 스탠드의 2만2천명의 군중 앞에서 도시를 가르는 인종적 분열에 대해 연설했다. “이제 민주주의에 대한 약속을 현실화 할 때가 왔다. 지금이 그때다. 형제애를 실현할 때다… 새로운 보스톤에 대한 비전은 록스베리의 심장부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보스톤은 자유의 이상을 위한 시험장이 되어야 한다.” 마틴 루터 킹의 이러한 업적을 기리는 표시가 보스톤에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대로’(Martin Luther King Jr. Boulevard)와 보스톤 대학의 추상 조각 작품 ‘마침내 자유’(Free At Last)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 박물관의 교육 디렉터이자 예술가인 메르치 프레이저(L' Merchie Frazier)는 “그가 누구였는지, 어떤 이상을 가졌었는지를 조명할 초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보스톤시의 예술 문화부의 수석 줄리 부로스(Julie Burros)는 공동체가 원한다면 마틴 루터 킹의 기념비를 세우는 것에 대해 “절대적으로 개방적”이라고 밝혔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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