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클러치 밟고
보스톤코리아  2012-12-19, 16:45:02 
예전에 운전을 처음 배울 때를 생각해 보면, 가장 어려웠던 것이 반클러치였다. 수동기어로 차가 움직이니 반 클러치는 운전하는데 필수였고, 언덕을 오르다가 잠시 정차라도 하게 되면 혹시나 시동이 꺼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하곤 했다. 사실, 조금만 익히고 나면 여유가 생겨서 조금 미끄러지다가, 클러치 유격을 느끼면서 부드럽게 언덕을 올라가게 된다. 이번 컬럼에선 차를 운전할 때와 같이, 사진촬영에 있어서 반셔터가 무엇이며, 왜 중요한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대부분의 디카에는 셔터 버튼이 두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즉, 절반쯤 누른 다음 더 세게 누르면 셔터가 열렸다 닫히면서 사진이 찍히는 것이다. 바로 이 '절반쯤 누른 상태'를 반셔터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반셔터란 말 그대로 카메라의 셔터를 절반 정도 누른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카메라의 초점과 노출을 맞춰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

단순히 아는 것보다 직접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다. 카메라 브랜드나 기종마다 느낌이 다르니 여러 번 눌러보면서 손가락 스스로가 감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카메라의 전원을 켠 상태에서 셔터를 살짝 눌러보자. 셔터를 꾸~욱 누르기 직전 반 정도 걸리는 느낌이 손끝에 전해진다. 이것이 바로 반셔터다. 반 셔터를 눌렀을 때 '지~잉'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이 소리는 카메라가 초점을 맞추는 소리이다.

카메라에 따라서 이 소리가 크게 들려 고장 난 제품이 아닌지 문의해 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대부분은 고장이 아니니 걱정하진 말자. 하지만 소음이 지나치게 심하거나 무엇에 걸리는 듯한 느낌이 있다면 A/S 센터에 문의해 보시는 것이 좋다.
반셔터의 활용에 대해 살펴보면, 초점고정과 노출고정을 이해해야 한다. 반 셔터를 누르면 초점이 고정된다. 초점이 맞았는지, 안맞았는지는 카메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액정 모니터의 초점 영역 표시의 색상을 통해 초점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데, 녹색은 피사체의 초점이 맞았음을 표시하고, 초점이 맞지 않았을 때 붉은 색으로 표시된다. 붉은 색 표시일 때 촬영을 하게 되면 초점이 맞지 않은 사진을 얻게 되므로, 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를 달리 하여 다시 반 셔터를 눌러 주자. 초점 영역 표시가 녹색으로 표시된 것을 확인한 후에 셔터를 완전히 눌러준다.

카메라의 설정을 자동으로 놓은 상태에서 즉 AF 상태에서 촬영을 하게 되면, 카메라는 정 중앙에 위치한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렇다면 카메라가 자동 상태일 때는 피사체가 항상 정 중앙에만 위치해야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구도는 어떻게 잡아야 할지 의문이 생긴다. 이는 다음과 같이 해결하자.

우선 피사체를 카메라의 정 중앙에 놓은 상태에서 반 셔터를 눌러준다. 그러면 카메라는 피사체의 초점과 노출을 고정하게 된다. 그 상태에서 카메라를 옆으로 움직여 구도를 맞춘 후 셔터를 누르면, 초점은 피사체에 맞은 상태에서 원하는 구도의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 때 주의하실 점은 처음 초점을 맞춘 상태와 카메라 이동 시 초점거리의 변화가 없어야 한다.

반 셔터를 이용하면 촬영자가 임의대로 노출을 바꾸어 줄 수 있다. 어느 부위에서 반 셔터를 누르느냐에 따라 사진의 밝기와 분위기가 달라지게 된다. 어두운 곳에서 반 셔터를 누르면, 카메라는 그 밝기를 측정하여 전체적인 노출을 맞춰주기 위해, 밝게 촬영되어 환한 사진을 얻을 수 있으며, 같은 원리로 조명 근처와 같이 밝은 부분에서 반 셔터를 눌러 촬영하게 되면, 주변이 어두운 사진을 얻게 된다.

AEL(Auto Exposure Lock; 노출잠금)이 있는 카메라라면 좀 더 간단히 노출을 고정해 줄 수 있다. AEL과 반 셔터의 차이점이라면 AEL은 노출만 고정되는 것에 반해, 반 셔터는 노출과 초점이 함께 고정된다는 점이다.

운전에서 반클러치를 마스터하면, 운전에 자신감이 생긴다. 사진도 반셔터를 자신 있게 할 수 있게 되면, 부족한 빛에서도 사진이 나오고, 구도를 잡는 요령도 생긴다. 그리고 조금 흔들리는 과정은 자연스럽다. 상황에 따라 손가락의 정밀도가 따라가는 것이 가능해지면, 촬영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촬영하는 연습도 해보자. 중요한 것은 사진의 목표가 반셔터 정복하기가 아닌 기본적이 훈련 과정이 되어야 한다. 머리가 이해하고, 손이 따라가면, 더 이상 반셔터에 대한 고민은 없어지고, 차는 언덕을 부드럽게 올라갈 것이다.


Nabis Studio Creative Director 양성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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