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레오파드 탱크, 하이마스 이어 우크라전 게임체인저 될까
우크라 요구 현대식 기갑 전력…군수 고갈 러에 '카운터펀치'
러, 서방 탱크 투입 전 병력 우위 앞세워 동남부 공세 강화
우크라 요구 비해 지원 물량 못 미칠 듯…운송 및 인프라 숙제도
보스톤코리아  2023-01-25, 12:02:49 
독일제 레오파드2 탱크
독일제 레오파드2 탱크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독일이 25일(현지시간) 자국 주력 탱크 레오파드2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하면서 향후 전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방에서는 레오파드2를 비롯한 서방 탱크가 지난해 여름 이후 전황을 뒤집는 데 결정적인 활약을 한 미국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의 뒤를 이을 제2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러시아는 대외적으로는 전장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핵 위협을 재개하는 등 예민한 모습도 숨기지 않고 있다.

다만, 지원된 탱크가 최대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전장 투입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고 관련 인력과 인프라 확보 역시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레오파드 쉬운 유지보수 강점…참호전 돌파 무기 기대

독일이 이날 지원을 결정한 레오파드2는 우크라이나가 콕 찍어 요청한 현대식 기갑 전력이다.

레오파드2는 유럽 최소 13개국에서 약 2천대가 운용 중인 독일 주력 전차로, 120㎜ 활강포를 탑재하고 최대 시속 70㎞, 비포장도로에서는 시속 50㎞로 주행할 수 있다.

특히 레오파드2는 다른 전차들과 비교해 유지 보수 비용이 낮아 우크라이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주변 각국에 보급량이 많고 디젤 연료를 사용하는 점도 즉각적인 수리와 지원을 용이하게 하는 배경이 될 수 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육상전 선임연구원 잭 워틀링은 "레오파드2는 애초 징집병들이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돼 사용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러모로 우크라이나 전장에 적합한 레오파드2가 투입될 경우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미국이 제공한 하이마스가 러시아 후방 보급로를 연이어 파괴하면서 동부와 남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대대적인 반격을 이끌기도 했다.

하이마스는 포격전이 중심이던 당시 전투에서 러시아의 화력 우위를 단숨에 빼앗아오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그리고 현재 참호전 양상이 된 전투에서는 전선을 돌파할 기동력과 중무장을 갖춘 탱크가 전장의 새로운 주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러시아가 군수품이 고갈돼가면서 보병 위주의 물량 공세를 펼치는 최근 시점이야말로 '카운터펀치'로서 탱크의 전략적 우위가 극대화될 수도 있다.

레오파드2 지원은 다른 서방국의 탱크 지원을 끌어내는 '마중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게 됐다.

미국의 에이브럼스 탱크 지원을 조건으로 레오파드2 지원을 저울질하던 독일의 이번 결정에 미국도 금주 중 에이브럼스 지원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레오파드2 지원을 위해 제조국 독일의 승인을 기다리던 각국의 탱크 지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 러 "불타버릴 것"이라면서도 핵위협 재개

러시아는 서방의 탱크 지원이 논의되던 시점부터 이를 노골적 도발로 규정하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지난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핵보유국이 재래식 전쟁에서 패하면 핵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러시아가 지난해 12월 본토 공군기지 피격 이후 한 달 넘게 잠잠하던 핵 위협을 재개한 것은 이들 탱크 지원을 얼마나 심각하게 여기는지 보여주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진다.

미국과 독일의 탱크 지원이 가시화된 지난 24일에는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가 "미국이 러시아에 전략적인 패배를 가하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게 분명하다"며 "미국이 탱크를 지원하기로 결정한다면 '수비적 무기'에 대한 주장으로 그런 조치를 정당화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은 러시아 호위함이 대서양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의 모의 발사 시험을 진행하는 등 서방을 향한 무력 시위에 나섰다.

전장에서는 겨울 들어 정체됐던 전선에 동원병을 대거 투입하는 등 탱크 투입 전까지 병력의 우위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조바심을 내는 모습도 보인다.

동부 돈바스뿐만 아니라 남부 자포리자에서도 공세를 재개했으며, 병력 손실을 무릅쓰고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를 향해 진격하면서 최근에는 인접 마을인 솔레다르를 점령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러시아는 탱크가 투입돼도 자국이 승리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대외적으로는 자신감도 보인다.

크렘린궁은 최근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다른 탱크들처럼 새로 지원되는 탱크도 불타버릴 것"이라며 전황에 아무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우크라 300대 희망…독일은 88대 지원 목표 밝혀

레오파드2를 비롯한 서방의 탱크 지원이 기대했던 효과를 보기 위해선 지원 규모와 시기 등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을 점령지에서 몰아내고 영토를 탈환하기 위해선 적어도 300대의 탱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서방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이 이날 발표한 지원 규모는 14대로, 다른 동맹국과 함께 총 88대의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각국이 결정한 탱크 지원 규모는 영국이 챌린저2 14대, 폴란드가 레오파드2 14대 등이다.

미국은 최종 결정 전이지만 에이브럼스 30~50대 지원이 예상되며, 핀란드와 덴마크, 노르웨이도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독일의 목표대로 총 88대가 지원되거나 지원 규모가 늘더라도 우크라이나의 요청 수준인 300대에는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서방이 지원을 약속한 장갑차 수백 대와 각종 중무기 등을 탱크와 함께 운용할 경우 전장에 적잖은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서방이 최대한 빠를 시간에 전선에 이들 전차를 투입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남아 있다.

실제로 러시아의 감시망을 피해 안전하게 탱크를 전장으로 옮기는 것은 단순한 작전이 아니다. 철도나 트럭을 이용하는 방법이 보편적이지만 러시아에 간파당할 경우 위험 부담은 막대하다.

이날 독일 국방부는 레오파드2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어도 3, 4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탱크의 운송뿐만 아니라 전차병과 기술자를 훈련하는 데도 추가로 시간이 필요하고, 정비 및 수리를 위한 추가 인프라도 확보돼야 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동맹을 향해 "유일하게 강조할 필요가 있는 것은 바로 시간, 인도 시간이다"라며 "모든 절차는 최대한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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