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신영의 세상 스케치 694회
보스톤코리아  2019-05-13, 10:28:56 
생각은 있었으나 미루다 가보지 못했던 '동유럽 여행(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을 계획하고 다녀왔다. 마음의 준비가 끝나고 비행기 예약을 마치면 그때부터 마음이 설레기도 하지만, 집안 여기저기를 정리하느라 마음과 몸이 함께 바빠지기 시작한다. 이왕이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정갈하면 기분이 좋기 때문이다. 집에 남아 있는 남편도 남편이지만 강아지(티노)를 놔두고 다녀와야 하기에 마음이 무겁기 그지없다. 그러나 삶이란 것이 이것저것을 재다 보면 언제 여유로운 시간이 내게 주어지겠는가. 쓰는 시간이 내 시간인 것을 말이다.

가끔 어떻게 그렇게 여행을 자주 다니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이 있다. 그것은 하나를 얻으면 하나는 놓는 이치를 배우고 익히고 학습하는 중에 깨달은 것이다. 더 어려서는 치장하는 것을 좋아해 그야말로 명품백과 명품 옷을 다른 사람보다 먼저 사서 들고 입고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세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니 내게 주어지는 용돈이 점점 줄기 시작했다. 연년생인 세 아이 대학을 편안히 마치는 것이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했고 대학원은 자기네들의 능력대로 가라고 했다. 경제적인 책임이야 남편이 더 많이 지고 있었지만, 아이들의 돌봄은 엄마의 몫인 것이다.

사람은 환경에 지배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세 아이를 대학에 보내놓고 절약하며 몇 년을 보냈다. 또한, 산을 오르기 시작해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안해지니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늘기 시작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좋은 것도 많지만, 때로는 잃어버리는 것도 많다. 그러나 자연과 함께 있다 보면 나도 그 자연과 하나가 되어있음을 알아차리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바로 자연은 내게 스승이었고 내가 피조물임을 고백할 수 있는 창조주였다. '어찌 이리도 아름다운지요?'하고 창조주께 감사와 찬양이 절로 차오르는 순간인 까닭이었다.

어쩌면 성격적인 것도 있을 테지만,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면서 남편에게 고마움과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뒤섞인 그런 감정이 들 때가 있다. 그런 마음이 들 때는 얼른 나름 나를 제자리로 이끌어오는 방법이 하나 있는 것이다. 나도 연년생 세 아이를 대학원까지 보내느라 바쁘게 살았는데 충분히 누릴 자격이 있다고 나 자신에게 일러주는 것이다. 또한, 쉰둥이 막내로 자라 부모님은 모두 20년 전에 떠나 보내드렸으니 친정 가족(처가댁)에게 특별히 들어가야 할 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여행 다니는 것은 이런저런 것들의 복합적인 것이라고 말이다.

보스턴에서 출발 프랑크푸르트까지 7시간 정도가 걸려서 도착했다. 이른 새벽에 도착하니 미국 각 지역에서 오는 여행객들을 기다리게 된 것이다. 다행히도 비행기에서 내리는 중에 보스턴에서 같은 여행지로 가시는 두 커풀을 만나 뵙게 되었다. 그렇게 또 공항에서 5시간을 기다리니 미국 각처에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여행은 시작되었다. 프랑크 푸르트에서 3시간 30분을 가서야 중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뉘른베르크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3시간을 이동해 까를로비바리의 호텔에서 묵게 되었다.

그렇게 체코 프라하를 둘러보는 내내 가슴이 벅차올랐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멋지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에 감동하고 만 것이다. 체코를 거쳐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는 다시 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비엔나 소시지와 비엔나 커피도 마셔보면서 말이다. 웅장한 오페라 극장과 세계 3대 오페라 하우스 모짜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열렸던 웅장한 성당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만난 다뉴브 강변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 또한 크로아티아에서의 자그레브, 플리트비체, 트로기르의 구시가지와 카메를렝고 요새 등.

아드리아해의 보석이라 불리는 두브로브니크의 구시가지와 두브로브니크의 수호 성인 성 블라이세의 유물을 포함한 수많은 보물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대성당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슬플릿의 디오클레시안 궁전과 성 도미니우스 성당을 볼 수 있었다. 참으로 웅장한 모습에 감탄을 거듭했다. 베네치아의 선물이라는 뜻의 자다르에서 만난 성 아나스타샤 대성당과 성 도나타 성당을 보고 바다가 연주하는 바다 오르간의 아름다운 선율도 들었다. 또한, 슬로베니아의 바위 절벽 위의 요새와 같은 블레드 성과 블레드 호수는 참으로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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