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밍햄 제조기업, 21억달러 투자 유치…매사추세츠 역대 최대
프레이밍햄 제조업 스타트업, 21억달러 투자 유치…매사추세츠 역대 최대
“해외로 나간 공장 되찾기보다 차세대 제품 미국서 생산하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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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새벽 기자 작성일본문
프레이밍햄(Framingham)에 본사를 둔 제조 및 엔지니어링 기업 리빌드 (Re:Build)가 바이오와 AI, 핵융합 기업을 제치고 매사추세츠 단일 투자로서 최대 규모의 신규 투자를 확보해 화제다.
보스턴글로브는 11월 2일 리빌드가 지난주 21억달러의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2020년 설립 이후 누적 지분투자액은 4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번 투자에는 초기 투자자인 케임브리지(Cambridge)의 제너럴 캐털리스트(General Catalyst)와 새로운 투자자인 제이피모건 체이스(JPMorgan Chase)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기업가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정보업체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에서 종전 최대 단일 투자 유치 기록은 핵융합 발전 기업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스(Commonwealth Fusion Systems)가 2021년 확보한 18억달러였다.
리빌드는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에너지, 로봇 등 핵심 산업에서 미국이 고부가가치 첨단 제품을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겠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고객사의 제품 개발과 설계, 제조를 지원하는 한편, 시장에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새 기업도 육성한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소규모 엔지니어링 및 제조 기업 13곳을 인수했다. 제품 설계를 마친 뒤 생산팀에 대량생산을 맡기는 대신, 설계 단계부터 실제 생산 방식과 공정을 함께 고려할 수 있도록 전문가와 생산시설까지 연결한다.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마일스 아넌은 보스턴글로브에 “우리의 목표는 해외에서 생산하던 것을 다시 가져오는 데 있다기보다, 차세대 제품이 이곳 미국에서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빌드는 매사추세츠주에 직원 200명, 미국 내 다른 지역에 1,800명을 두고 있다. 프레이밍햄과 윌밍턴(Wilmington), 뉴햄프셔주 메리맥(Merrimack) 등을 포함한 18개 사업장은 복합소재와 플라스틱부터 인쇄회로기판, 배선 조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조 기술을 갖추고 있다.
아넌은 이 생산망을 중국 선전(Shenzhen)의 분산형 모델에 비유한다. 선전은 엔지니어와 부품 공급업체, 공장이 밀집해 국내외 기업의 제품 생산을 뒷받침하는 전자제품 제조 중심지다. 리빌드는 여러 지역에 흩어진 전문 기업과 시설을 연결해 이와 같은 제조 역량을 확보하려 한다.
아넌은 “우리는 매년 수억달러어치의 제품과 자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제조공정에 관한 매우 깊은 지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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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드는 고객사의 제품 생산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은 수요를 발견하면 선별적으로 새 사업을 육성한다.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현재 독립 기업으로 분사한 슬레이트 오토(Slate Auto)다. 이 회사는 부가 기능을 줄인 전기 픽업트럭의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리튬 배터리팩, 드론과 드론용 배터리, 항공기 부품, 의료 실험실 장비를 만드는 기업들을 출범시켰다.
리빌드의 출발점에는 미국 제조업 경쟁력에 대한 창업자들의 오랜 관심이 있었다. 뉴욕주 롱아일랜드(Long Island)에서 자란 아넌은 1987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진학하며 보스턴 지역으로 왔다. 기계공학 학부를 졸업한 뒤 미국의 제조 역량을 높일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대학원 과정에 진학했고, 이곳에서 공동창업자인 제프 윌키를 만났다.
아넌은 이후 여러 소규모 공작기계 기업을 경영하고 사모펀드에서 산업체 경영 정상화 업무를 맡았다. 윌키는 아마존(Amazon)에서 소비자 사업을 총괄하는 자리까지 올랐다. 두 사람은 40년에 걸친 미국의 제조업 쇠퇴에 대응하기 위해 리빌드 설립에 나섰다. 영국 출신 헤지펀드 운용자인 윌 바커는 첫 외부 투자자이자 세 번째 공동창업자로 합류했다.
아넌은 “우리 둘 다 오랫동안 미국의 산업 경쟁력에 관심을 가져왔지만, 안타깝게도 직장생활 대부분의 기간에는 여기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그러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 갑자기 모두가 주목하는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높은 사업 비용에도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이유로는 인재를 꼽았다. 아넌은 “이곳에 공부하러 왔다가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뛰어난 기술 인재들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매사추세츠의 높은 에너지 비용과 부동산 가격은 생산 확대의 제약이다. 리빌드는 주내에서 의료기기를 생산하고 있지만, 아넌은 높은 비용 때문에 다른 여러 제조업 분야의 생산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매사추세츠 제조업 고용은 1990년 이후 절반 이상 줄어 현재 약 22만6,000명 수준이다.
관세에 기대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에도 선을 그었다. 아넌은 관세가 일부 미국산 제품에 기회를 열어줬지만,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 알 수 없어 이를 겨냥한 사업에는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관세로 인해 리빌드 자체 비용도 상당 부분 늘었다고 덧붙였다.
리빌드가 집중하는 분야는 경쟁사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기술과 노하우가 제품 가치의 핵심을 이루는 산업이다. 아넌은 “우리가 하려는 일은 인건비가 높은 환경에서도 세계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제조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솔직히 말해, 우리는 직원들에게 좋은 임금을 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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