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위 엔비디아, 보스턴서 점차 존재감 확대… 양자컴퓨팅이 핵심
큐에라·커먼웰스 퓨전 등 매사추세츠 기업과 잇단 협력, 8개 스타트업 투자
보스턴에 '엔비디아 가속 양자 연구센터(NVAQC)' 올 하반기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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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스톤 작성일 26-05-21 18:59본문
보스턴이 양자컴퓨팅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시총 세계 1위 기업 엔비디아가 특유의 협력 형태를 통해 매사추세츠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보스턴 비즈니스 저널(BBJ)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몇 달 사이 보스턴 지역 대표 기업들인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스(CFS), PTC, 큐블록스(Qblox) 등과 잇달아 협력 관계를 맺었다.
앞서 엔비디아의 벤처투자 부문 '엔벤처스(NVentures)'는 에너지, 헬스케어, 소비재 분야의 매사추세츠 스타트업 최소 8곳에 2021년부터 투자해왔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보스턴 진출을 확대한 배경에는 양자컴퓨팅이 있다는 것이 BBJ의 설명이다.
지난해 엔비디아는 보스턴에 본사를 둔 양자컴퓨팅 기업 큐에라 컴퓨팅(QuEra Computing)와 보스턴에 새로운 양자 연구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이미 운영 중인 매사추세츠 웨스트포드 사무소와는 별개의 시설이다.
엔비디아의 매사추세츠 확대는 긍정적 신호다.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넘긴 이 회사는 AI 산업 전반을 주도하고 있으며, AI 혁명의 핵심 하드웨어 공급자로서 사실상 판세를 좌우하고 있다. 회사 이름 자체도 '시기심'을 뜻하는 라틴어 '인비디아(invidia)'에서 유래한 것처럼 다른 기업들이 부러워하는 위치에 오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엔비디아의 보스턴 진출과 관련해 학계와 분석가들은 이 회사가 또 다른 도약을 위해 그레이터 보스턴의 인재와 전문성을 활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앤디 우 교수는 "엔비디아가 미래에 대해 예측을 내놓을 때 그것은 단순한 예측이 아니다. 생태계 전체를 대신해 내리는 결정이기도 하다"며 엔비디아의 행보의 중요성을 짚었다.
엔비디아를 분석하는 D.A. 데이비드슨의 길 루리아 분석가는 엔비디아가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는 강한 압박을 받고 있으며, 그런 측면에서 보스턴이 "연구 인력을 양성할 자연스러운 장소"라고 평가했다.
BBJ는 엔비디아의 보스턴 진출이 여러 갈래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기업 PTC는 로봇 설계부터 시뮬레이션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공정에 엔비디아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는 협력 계약을 맺었다. 에이어 소재 핵융합 기업 CFS는 자신들의 핵융합 장치에 대한 '디지털 트윈(가상 복제 모델)'을 만드는 작업을 엔비디아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CFS는 엔벤처스로부터 벤처 투자도 받은 매사추세츠 기업 가운데 하나다. 엔벤처스는 2021년 설립된 엔비디아의 기업 벤처캐피털 부문으로, 보스턴 지역에서는 에너지에서 생성형 생물학, 신약 개발, 음악 생성 AI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 투자해왔다. 엔비디아 측은 "매일 AI의 이야기를 발전시키는 기업"을 찾는다고 밝혔다.
엔벤처스가 투자한 매사추세츠 기업들 일부는 최근 몇 달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서머빌 소재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슨스(Generate:Biomedicines)는 AI로 단백질 기반 의약품을 개발하는 바이오테크 회사로, 최근 4억 달러의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케임브리지의 음악 AI 스타트업 수노(Suno)는 지난해 말 2억 5,000만 달러를 조달하며 24억 5,000만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CFS는 올해 1월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를 향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보스턴에 북미 본사를 둔 네덜란드 양자 제어 시스템 개발사 큐블록스와도 협력 관계를 맺었다. 엔비디아의 GPU와 큐블록스 프로세서의 통합 효율을 높여, 결국 기존 컴퓨터(클래식 프로세서)와 양자 프로세서 간 통신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큐블록스 북미법인 총괄책임자 그렉 카먼은 엔비디아가 전 세계 양자 기술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양사의 협력도 "이메일을 통한 비공식 접촉"에서 출발했다고 전했다.
카먼 총괄책임자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큐블록스 사업에 영향을 미쳤지만 그 가치는 아직 수치화하기에는 미미하다고 밝혔다. 다만 양자 업계에서 엔비디아와 일한다는 사실 자체가 갖는 의미는 크다고 했다. 그는 "마치 제품 품질을 인정하는 '굿하우스키핑(Good Housekeeping) 인증마크'를 받는 것과 같다"며 신뢰성 측면에서 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카먼은 또한 "엔비디아는 슈퍼컴퓨팅에 어떤 가속기를 더할 수 있는지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그 가속기 가운데 하나가 양자"라며 "양자는 AI용 데이터센터에 훨씬 적은 에너지 비용과 훨씬 적은 공간으로 가속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보스턴에 설립을 발표한 '엔비디아 가속 양자 연구센터(NVIDIA Accelerated Quantum Research Center, 이하 NVAQC)'는 AI 슈퍼컴퓨터와 선도적인 양자 하드웨어를 통합해 '가속 양자 슈퍼컴퓨팅'이라는 새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큐비트 노이즈 문제 해결부터 실험실 수준의 양자 프로세서를 실용적 장치로 전환하는 과제까지를 다루게 된다.
NVAQC에는 엔비디아의 576개의 블랙웰 GPU가 탑재된 최신 시스템의 슈퍼컴퓨터가 들어선다. 큐에라 컴퓨팅, 퀀티넘(Quantinuum), 퀀텀 머신(Quantum Machines) 등 양자 컴퓨팅 분야 주요 기업들이 이곳에서 함께 연구를 진행한다. 하버드 양자 이니셔티브(HQI)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엔지니어링 양자 시스템(EQuS) 그룹 등 주요 대학 연구진과도 협력한다.
루리아 분석가는 양자 분야가 엔비디아에는 여전히 장기 베팅이며, 더 시급한 과제는 자사 칩을 복제하려는 다른 기업들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진짜 강점이 "엄청난 규모의 현금"이라며 약 625억 6,000만 달러의 자금을 보유한 만큼 확장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1993년 설립됐다. 구글보다 5년, 아마존보다 1년 앞선다.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미국식 식당 데니스(Denny's)에서 초기 자본 4만 달러로 출발한 이 회사는 이제 시가총액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가장 잘나간 미국 7대 빅테크를 일컫는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7)' 의 한 기업이다.
큐블록스의 카먼은 엔비디아와 자신의 회사가 매사추세츠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기업은 모두 매사추세츠와 그레이터 보스턴 지역을 양자 관련 기술 테스트베드의 이상적 위치로 본다"며 "이곳에는 인적 자본, 혁신 자본, 금융 자본이 있다. 그리고 MIT와 하버드뿐 아니라 매스로웰, 매스애머스트, 매스보스턴 같은 학술 파트너와 플랫폼이 모두 모여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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