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곳, 그곳에 나는 가고싶다 |
보스톤코리아 2006-10-11, 07:52:20 |
금지구역 티벳 서쪽 탐험기 2.
남자친구와 같이 이틀 전에 Base Camp에 갔었는데 등산 경험이 많은 남자친구가 그 주변을 더 돌아다니고 싶어 여자 친구에게 먼저 내려가 고락셉(Gorak shep)에서 쉬라고 해서 내려왔는데 밤 늦도록 모습이 안 나타나 잠도 못 자고 기다리다가 이튿날 Guide와 함께 올라가 아무리 찾아봐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분명히 어디엔가 보이지 않은 크레바스(crevass)에 빠져버린 것이 틀림없어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홀로 쓸쓸하게 내려가는 걸 보니 은근히 겁도 났다. 등산 시즌이 한참이 10월말. 11월에는 수백명의 Camp로 꽉 메워지는 base camp지만 분명 나 혼자(가이드와)인 지금은 어느 정도의 스릴까지 느껴진다. 너무 적막한 느낌이다. 바로 밑에 있는 Gorak Shep Hut에서 고산명으로 누워있는 독일 젊은 남녀 한 쌍과 그 가이드 그리고 Hut의 주인남자 하나가 전부다. 두클라를 떠난 지 사흘 만에 헐레벌떡 올라온 이 Base Camp가 수 많은 사람들을 고생시키고 생명까지 빼앗아갔다는 건 우리는 언제나 대자연(大自然) 앞에서는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금년 4월인가 나와 같은 년배의 어느 분이 한국서 은퇴 후 일생 동안 계획했던 이 산행(山行)을 왔다가 4000미터 정도에서 고산병증세가 나타났다. 동행인(同行人)들 권고도 듣지 않고 욕심을 내어 가까스로 고생끝에 Kala Patar 관망대까지는 갔는데 돌아서 내려오다가 바로 쓰러져 타계했다. 사체가 되어 귀국했으니 산에서의 지나친 욕심은 피할 일이다. 참고로, 고산증은 나이에도 관계없고 낮은 곳에서의 활동력(마라토너 100m선수)과도 상관없이 타고난 허파의 모세혈관 능력차이로 결정되기 때문에 서서히 고도가 적응해 가는 것이 가장 현명하며 그래도 적응이 안되면 바로 더 낮은 곳으로 내려오는 것이 안전하다. 루클라도 내려왔으나 그 지독한 비는 끝이 없어 카트만두로 돌아갈 길이 막막하다. 걸어서 Jiri까지 가자면 5일. 거기서 버스로 카트만두로 가는 건 확실하지만 비를 맞으며 논길로 걷는다는 것도 여기저기 길이 허물어져 가는 걸 생각하면 별로 내키지 않은 일이다. 한국계로 미국인 가정에 입양되어서 지금은 San Francisco 의대에 재학중인 청년과 같은 여관에 묵게 되었다. 그도 비 때문에 걱정이 태산같다. 내일 아침에 비행기가 뜰 수 있느냐 그저 기다릴 뿐이다. 5일 동안 비 때문에 비행기가 계속 취소되는 일로 최근 있었다니 체념하기로 했다. 이 청년은 하노이에서 1달을 말라리아 약도 없이 보낸 용기도 있고 카트만두의 그 유명한 백내장 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 매년 한 두 달씩 수술팀에서 일한다는 유능한 인재이다. 아침이 되었는데 비는 그칠 줄 모른다. 멍하니 검은 하늘만 쳐다보는데 저쪽 한구석 하늘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하더니 서서히 비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여관주인이 신이 나서 카트만두에 전화 걸고 하더니 비행기를 보내겠단다. 운 좋게 무사히 카트만두에 오자마자 먼지와 소음은 피하려고 Nagargot쪽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다. 직행은 없고 표말도 없는 갈림길에서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운전수에게 물어 근처에 세워달라고 했다. 내려보니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다음호에 계속> 저자 소개 윤낙승 박사(66)는 네팔 흐믈라(금지구역), 티벳 서쪽(금지구역), 킬리만자로, 콩고 비룽가(Birunga)마운틴, 남극, 북극, 베네수엘라 피코 볼리바 트렉킹, 탄자니아, 캠핑금지구역 Ngo Rong Gro Creator 등 주로 금지 또는 특수한 지역을 탐험하는 특수지역 트레킹 전문 산악인이다. 인도 보르네오 Kina Mt.등반을 5시간만에 끝내기도 했으며, 영국 특수부대와 보르네오 정글 케이블을 탐험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를 오프 시즌에 혼자 가는 등 “거기서 흙이 되는 것이 좋다”는 탐험인이다. 66년 서울 의대를 졸업하고 80년대 초반 MA주 렉싱톤에 거주하기도 해 이지역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다. 앞으로 윤 박사의 티벳 탐험기를 계속 연재한다. 먼지 속에서 터벅터벅 물어가며 걷는 수 밖에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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