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살리려 나서는 학부모들
보스톤코리아  2010-06-11, 21:51:38 
알링턴 고등학교의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한 펀드레이징 행사에서 즐거워 하고 있는 아이들.
알링턴 고등학교의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한 펀드레이징 행사에서 즐거워 하고 있는 아이들.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정성일 기자 = 미국에서 학부모들이 지역 공립 학교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음식을 장만하여 판매하거나 집안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판매하는 것은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니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지속 되면서 학교들이 어려움에 처하자 학부모들이 학교를 살리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과거 학부모들이 주도하던 펀드레이징 행사와 현재의 펀드레이징은 그 자금이 쓰이는 곳에 큰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학교 예산 범위에서 구입할 수 없는 기자재 구입 등 부수적인 목적으로 학부모들이 기금을 모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직원의 급여를 위해 모금 행사를 하는 등 학교의 가장 근본적인 필요를 채우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는 것.

알링턴에서 100만 달러를 목표로 모금 행사를 벌이고 있는 학부모 단체의 매리 메티어는 “만약 학교에 사서가 없다면, 책을 구입하기 위해 모금 활동을 벌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알링턴 지역의 펀드레이징은 최근 매사추세츠 주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 학교를 위한 모금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다. 특히나 알링턴의 사례는 공립학교가 정부의 지원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자금에 의존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주 교육부에 따르면 10년 전 공립 학교에 전달된 기부금은 1년에 1,000만 달러였다. 그러나 작년에는 2,7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펀드레이징 행사를 주도하고 있는 학부모들은 교직원 급여와 같이 기본적인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모으는 것이 부담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교실에서 보조 교사가 사라지거나, 교실 당 학생수가 6명씩 증가할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펀드레이징 행사로 돈을 모아서 기부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임시 방편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공립 학교가 개인들의 자금에 의존하는 것은 학교의 독립성과 공립 학교라는 정체성마저 위협하는 것이라며 비판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네이틱 학부모회의 로즈메리 드리스콜은 “공립 학교를 위한 펀드레이징 행사 때문에 우리는 진정한 공립 교육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학부모들의 부담만 점점 커지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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