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251회
보스톤코리아  2010-06-07, 13:37:01 
지난 목요일(05/27/2010)에 시집 조카 녀석의 '미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보스턴에서 작은 아빠와 작은 엄마가 참석하고자 했다가 비지니스 관계로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고 서운했다. 한국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오셔서 한 2주 정도를 그 녀석과 졸업 일정에 맞춰 동행하시다 졸업식을 보시고 한국으로 돌아가셨다. 참으로 장한 녀석이다.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대견스럽고 멋지고 아름다워보였다. 아빠(시 아주버님)를 많이 닮아 정직하고 성실하고 고지직한 성품이 오늘의 그 녀석을 있게 했는지도 모른다.

시 아주버님이 '미 공군 대령'으로 펜타곤에서 근무하시고 계신다. 이번 6월에 한국 대사관의 무관으로 발령을 받아 한 3년 정도 근무를 하게 되었다. 이렇듯 우리 집안의 경사가 생겼는데 조카 녀석의 미 공군사관학교 졸업식까지 있어 더욱 고맙고 감사했다. 한 가정에서 미공군 장교가 둘이나 있으니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아버지의 길을 따라 아들이 함께 미 공군의 길을 걷는 모습은 우리 집안의 자랑뿐 아니라 이민자(한국 사람)의 자랑이기도 하다. 우리 집 세 아이에게도 큰 아빠와 사촌의 늠름함과 장함을 맘껏 자랑했다.

군인 집안의 아들이고 장로의 아들이니만큼 아버지의 호되고 엄한 가정교육이 있었다. 큰 조카 녀석은 아버지의 교육방식에 힘들어했지만, 작은 녀석은 아버지의 마음과 뜻이 통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미 공군사관학교를 입학하는 학생 중 졸업을 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는 학생이 꽤 많은 숫자가 있다고 한다. 부모의 사랑과 정성과 보호 아래서 자라다 군대학교를 입학하니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우리 집 아이들이 방학해서 집에 와 있어 알지만, 늦잠자고 밤낮이 없으니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번 조카 녀석의 졸업식에서 시 아주버님과 맏동서보다도 우리 시아버님과 시어머님의 감격이 더욱 컸으리라는 생각이다. 30년 전 당신의 큰아들 '미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이 바로 그 자리에서 있었으니 그 감격과 감동이야 이루 말할 수 없었으리라. 1969년도에 이민을 결정하시고 홀로 먼저 오셨던 시아버지 그리고 그 다음해(1970년)에 가족이 모두 함께 낯선 미국땅에 도착해 정착하기까지의 40년의 세월이 그대로 보이는 순간이다. 이민자의 열악한 환경에서 자식들 셋을 모두 훌륭하게 키우신 두 분은 우리 이민 역사의 산 증인이시다.

우리 집 세 아이에게도 사촌의 공군사관학교 졸업이 얼마나 당당하고 멋진가를 일러주었다. 꿈을 가진 자는 꿈을 꿀 것이고, 그 꿈을 향해 노력하기에 분명히 그 꿈을 이룰 것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남의 눈치보다는 나 자신의 속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길 늘 소망하고 기도한다.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다. 남을 의식하다 보면 내가 할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하기 때문이다.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귀히 쓸 수 있는 인생이길 늘 마음으로 기도한다. 내 길에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서서 걸어갈 수 있는 코리안-아메리칸이길.

30년 전 처음 '미 공군사관학교'를 입학했던 시 아주버님은 사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몇 대학에 입학원서를 넣었다고 한다. 그 중 MIT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았지만, 연년생으로 두 동생이 있어 아버지와 의논 끝에 자신이 '미 공군사관학교'를 지망했다는 것이다. 시아버님은 맏아들이 아버지의 짐을 덜어주려고 결정한 일에 마음이 많이 아프고 미안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그 아들은 부모님의 아픔과 미안함을 깨끗이 씻어주고 두 동생에게도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오빠와 형이 되었던 것이다. '삼 남매의 우애'는 곁에서 보기에도 부러울 정도다.

그 어떤 환경을 탓하지 않고 자신이 결정한 길에서 성실하고 바르게 걸어온 결과이다. "인생은 문제가 있어서 문제가 아니라, 문제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문제'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느냐가 아니라, 일어난 일에 대해 내 안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Maxwell, 잠재된 리더쉽을 키우라! 참조) 그 어떤 일에 있어서든 문제가 내 인생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이렇듯 환경을 뛰어넘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만이 꿀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자신의 꿈'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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