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人者智, 自知者明 (지인자지 자지자명)
보스톤코리아  2006-10-02, 23:37:14 
살다보면 어찌 이리도 크든, 작든 많은 일들을 만나며 사는지 모를 일이다. 이것이 또한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고, 겪고, 느끼며 하루를 맞는 삶의 여정일 게다. 때로는 좋은 일에는 내가 잘나서 맞이하는 것 같고, 때로는 불편한 일들은 남의 탓으로 돌리며 지냈을 때가 어찌나 많은지 모를 일이다. 사실, 살아가는 일 중에 '나쁜 일, 좋은 일'이 어디 따로 있을까. 다만 내가 가슴과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기에 더욱 기쁘고, 가슴아프고, 슬프고 행복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옛 속담 중에는 "知人者智, 自知者明 (지인자지 자지자명)"이라는 귀한 글귀가 있다. "남을 알아보는 것도 지혜로운 것이지만, 자신에 대해서 올바로 파악하고 있는 것도 또한 중요한 것이라는 의미 - 老子(노자)"이다. 직역을 한다면 아마도 "남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고, 자신을 아는 사람은 밝다."는 의미인 얘기이다. 늘 남의 잘못은 크게 보이고 나의 잘못은 깨닫지 못하니 어찌 변화가 있을까. 그나마 자신의 잘못이 작게나마 느껴지고 보여질 수 있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하늘의 복'을 받은 사람 일 게다. 남을 정죄하고 자만하기는 얼마나 쉬운 일인가. 나 자신을 돌아볼 사이 없이 그만 높이에서 남을 내려다보려는 얄팍한 마음이 가히 애처로울 뿐인 것을 말이다.
늘 가진 자는 여유로운 법이다. 어쩌면 그 속에는 보이지 않는 교만도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늘 더욱 지혜로워야 할 것은 그렇지 못한 자에게는 늘 '불만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물론 다른 표현으로 말하자면 '자격지심' 내지는 '피해의식'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말이라는 것이, 글이라는 것이 때로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고 말 일이다. 한 번쯤 생각하고 또 생각을 거듭해서 개인적인 생각만을 표현하지 말아야겠다는 깨달음을 갖는 날이다. 특별히 많은 사람이 글을 읽는 곳이라면 적어도 그러하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오래 전 어떤 기독교인의 얘기가 떠오른다. 나의 개인적인 경향을 보더라도 어릴 적부터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러하기에 늘 들어오고 만났던 것의 틀에서 벗어날 이유도, 기회도 전혀 없었다. 그렇게 믿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헌데, 문득 그 분의 얘기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칼럼을 쓰는 사람들 중에는 여러 사람들(일반인, 학자, 목사 그 외의 많은)이 있지만 자신의 느낌만으로 '죽음'이라는 것을 쉽게 말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내게 해오신다. 물론, 내가 지금 칼럼란에다 글을 기고하고 있는 입장이기도 하겠거니와 가끔 '삶과 죽음'은 떨어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기에 더욱 마음에 닿아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왜, 그런 글이 사람에게 상처도 될 수 있는지를 말씀해 주신 것이다. "글을 읽는 애독자들 중에는 노인 분들이나 난치병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들도 있는 것"이기에 그들도 그러하거니와 그들의 가족들에게도 얼마나 깊은 아픔이겠냐는 말씀이었다. 그 때 그 말씀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했었다. 글이라는 것은 내 개인적인 것이 아님을 말이다. 또한 글을 쓰고 난 후의 글은 '나 자신의 글'이 분명 아님을 깨달았다. !
우리가 쉽게 전하는 말 한 마디가, 글 한 귀절이 상대방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자격지심', '피해의식'이라는 현대의학에서 자주 쓰는 용어로 말하자면 할 말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얘기이다. 또한 주어진 공간이 개인적인 것으로 흘러서는 더욱 아니 된다는 얘기이다. 무엇이든, 남의 탓은 어찌 그리도 쉬운지 쉽게 '남의 탓'으로 돌려버리고 만다. 때로는 상대를 알 수 있다면 아마도 '인간 관계'에서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 '앎'이라는 것이 얼마 만큼일까. 나 자신도 때로는 나를 모르는데, 어찌 나 아닌 남을 알 수 있을까. 다만 내 자신에 대해서 올바로 알고자 하는 노력만으로도 그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일거란 생각이다.
"知人者智, 自知者明 (지인자지 자지자명)"의 귀한 옛 이야기가 오늘을 살아가는 내 자신에게 필요한 얘기로 다가온다. 진정 나 자신을 바로 바라보고 알아 가는 일이 세상을 살아가는 최선의 겸손일 거란 생각을 해본다. 나 자신을 들여다보면 어찌 이리도 부족함 투성인지 모른다. 그렇게 한참을 나를 만나다 보면 나 보다 커다란 '신비의 것, 아름다운 것, 경이로운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지나다 만나는 어린아이들에게서도 놀라움을 만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때로는 자식에게서도 '말간 지혜'를 또 배우니 어찌 나의 부족함을 모를까. 배우고, 또 배워도 모자랄 부족한 작은 사람의 나를 말이다. 하루의 일, 한 치 앞을 바라보지 못하는 우리들이 어찌 큰 하늘을 우러러보지 않을까. 그저 '큰 하늘'을 바라보기만 해도 작아지는 나를 또 고백할 뿐인 것을...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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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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