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브루스 리 !
보스톤코리아  2009-06-08, 15:24:37 
나는 누구인가? 다른 사람들이 내가 누구인지 결정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내가 나 자신을 결정하는 사람인가? 나는 고등학교 수업시간 도중에 가끔씩 넘쳐나는 존재론적 질문에 빠져들곤 했었다. 난 현실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난 여름방학 동안 우간다의 불와루카니 마을에서 어린이 의료 봉사를 하고 왔다. 봉사는 알링턴 아카데미 오브 호프 (Arlington Academy of Hope)와 함께 이루어졌다. 사실 의료봉사활동이 학교에 속해있어서 마을 사람들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부족한 의료지원 부분을 채워주는 봉사활동도 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중간 점심시간 1시간을 빼놓고 하루 평균 120명의 사람들을 진료했다.

내가 우간다 마을에 대한 기억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나에대한 수많은 별명들 이었다. 나의 별명은 차이나맨, 제키 찬, 부르스 리(이소룡), 그리고 무중구(백인이나 외부인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매일 내가 봉사하러 오고 가는 사이에 아이들이 나에게 달려오고는 "무중구 안녕하세요~" "차이나맨~" 또는 "제키 찬" 이라며 나를 가리키곤 했다.

사실 처음에는 살짝 화가 나기도 하여 차이나맨이라 부르는 아이에게 "난 한국인이야!" 라고 다그친 적도 있었다. 그때, 계속 많은 인종차별적인 고정관념을 겪으면서 인종 그 자체가 얼마나 웃기는(ludicrous) 건지 알게 됐다. 나는 우간다의 먼지 많은 도로 한복판에서 나 말고는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 것을 혼자 의식하고는 화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언젠가 내 정체성은 나에 대한 본질적인 것 이라고 믿어왔었다. 그러나 내가 이 우간다 마을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에 대한 모순점과 정체성을 마을사람들로부터 보기 시작했다. 우간다에서는 일부다처제가 흔해서 많은 아버지들이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아내를 떠나기도 한다. 내가 매일 남편을 떠나 보낸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나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나의 아버지가 내가 5학년때 집을 나갔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나의 어린 시절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책만 보는 내가 생각났다. 나는 아이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들을 볼 때마다 나의 어머니를 생각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학교에서 잘 적응하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난 항상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종과 그에 관한 인종적 차별들에 대해서 생각하곤 했었고,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사람들은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곤 했다. 인종이란 우리가 우리 스스로 구분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아마도 소속감을 부여하고 구분하기 위해 만든 것 일 수도 있다. 우리들의 인종에 대한 생각은 우리 정체성의 한 부분을 의미하는 것이지 전체를 의미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넌 누구니" 라고 물어봤을 때 "난 백인이야", "난 흑인이야" "난 아시안이야", "난 원주민이야" 또는 "난 어떤 사람이야" 라고 말하는 자신을 생각해보면, 그러한 대답은 세상 그 어느 사람의 전체를 표현할 수 없을 뿐더러 더더욱 자기자신을 표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난 한국인이고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또한 사람이다. 위 모든 것은 내가 맞지만 이러한 표현들은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 공통된 점이 있다. 우리의 정체성의 한 부분이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교류하는데 방해물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는 우리의 전체적인 정체성을 타인에게까지 확장해야 하며 그것을 장애물로 삼고 서로를 구분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난 마을 아이들이 나에게 올 때마다 가라테를 가르쳐 주었다, 인종에 대한 틀에 박힌 생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던가, 아니면 아이들과 같이 함께 즐기던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손규준(벤더빌트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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