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 참사랑의 의미 |
보스톤코리아 2009-03-16, 17:14:11 |
'평범한 삶'이 겸손인 줄 알고 살았습니다.
철없던 마음에 그런 기도를 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욕심 없이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평범한 삶을 살게 해달라 기도를 드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또 얼마나 큰 교만이었던가를 이제야 불혹(不惑)을 오르며 깨닫습니다. 힘겨운 일, 고통의 일, 슬픔의 일, 고난의 일은 내 일이 아니길 은근히 바라고 살았는지도 모릅니다. "입으로는 무슨 일이든 감래(甘來) 하며 살겠노라고...." 기도를 하면서도 저 깊은 마음속 가운데서는 피해가고 싶었는지도 모를 가슴을 만납니다. 신앙인이라는 겉포장에 그럴싸한 포장지로 포장하면서.... '여유 있는 척' 살아왔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의 힘든 일에는 누구보다도 달려가 슬픔을 나누며 그리고 뒤돌아서면 어느샌가 잊어버리고 마는 냄비 같은 몹쓸 놈의 '근성(根性)'은 어찌나 깊이 박혀있었을까. 내가 슬픔을, 아픔을, 고통을, 고난을 겪기 전에는 그저 생각으로 만나고 위로하며 살았다는 느낌에 마음이 아파져 옵니다. 하지만, 어리석은 마음에 그것이 최선의 나눔이었을.... 어쩌면 그것 외에는 더 할 수 있는 그 무엇, 그 무엇을 알지도, 깨닫지도 못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고통이 고통이지 않은 일'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깊은 영혼에서의 치유일 것입니다. 나 자신의 처절하리 만치 작은 모습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을 때의 순전한 내 마음과 대면하면서 그만 고개를 숙이고 맙니다. 나약하고 보잘 것 없는 내 존재를 알았을 때 영혼 깊은 곳에서 마주한 그분은 그저 크기만 했습니다. 삶에서 만나는 비바람과 폭풍우에 쓰러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애써보지만, 세상은 언제나 내 편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날 처음으로 당신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만, 부러지고 마는 무릎의 꺾임마저도 내 힘으로 가히 할 수 없이 꿇어지는 일 앞에 그만 고개를 떨어뜨립다. '당신은 창조주 나는 피조물'임을 고백하는 날, 나는 '고통이 고통이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할 수 없다고 고백하는 내 처절함의 부르짖음 앞에 당신은 따뜻한 손길로 나를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내게 있는 그 무엇, 작은 것 하나조차도 내 것이 아님을 철저히 내려놓게 하시는 그 사랑에 눈물이 고입니다. 그것은 말할 수 없는 은혜이고 축복입니다. "어둠에서 만나는 '참 빛'은 눈이 부십니다." 나 자신 스스로 할 수 없음을 고백하는 날, 당신은 내게 할 수 있음을 일깨워 주십니다. 내 힘으로 달릴 수 있다고 뒤돌아보지 않고 달려갈 때는 몰랐습니다. 달릴 수 없는 부러진 무릎으로 서 있을 때, 당신은 일으켜 세워주십니다. 보이지 않는 세상의 또 다른 세상을 어둠에서 볼 수 있는 말간 영혼의 새 길을 당신은 '사랑의 길'로 또 열어주십니다. 모두가 감사라고 고백하는 날, 마음에서의 기쁨은 참을 수 없는 환희입니다. 가슴 깊이 박혀 있던 미움의 가시 끝마저 잘라내시고 그 가시로 나의 곪은 살갗을 찔러주시는 참사랑입니다. 미움이 미움일 수 없는 것은, 바로 내 곪아터진 고름을 짜내어 주는 사랑임을 가르쳐 주신 은혜인 까닭입니다. '참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시는 그 은혜, 그 사랑의 놀라움은 '당신은 창조주 나는 피조물'임을 고백하게 하십니다. 나의 작은 모습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내 속의 나를 또 만나게 하십니다. '당신은 창조주 나는 피조물'임을 고백하게 하시는 그 깊은 참사랑의 의미를....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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