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은행 대상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보스톤코리아  2009-03-09, 00:45:51 
가이스너 재무장관이 의회에서 스트레스 테스트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이스너 재무장관이 의회에서 스트레스 테스트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19개 대형 은행을 대상으로 경제 상황이 앞으로 더욱 악화될 때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지 조사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지난 25일부터 4월 말까지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테스트 후 자본금이 부족한 은행들이 6개월 동안 민간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경우 공적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것이 스트레스 테스트 도입의 주요 골자다.

재무부는 테스트 실시에 앞서 스트레스 테스트의 가상적인 경제 상황을 제시했다. 미국의 국내 총생산은 올해 3.3%가 감소하고, 2010년에는 0% 성장에 그칠 것으로 가정했다.

주택 가격은 올해 추가로 22%가 더 떨어지고 실업률도 올해 8.9%, 내년에는 10.3%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재무부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여 제시한 경제지표 추정치는 민간 기관들의 분석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미국에서 1,00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은행들은 재무부가 제시한 경제지표가 현실화되면 자본금이 어느 정도 줄어들지 4월 말까지 정부에 보고해야 된다.

만약 대형 은행들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금융 당국이 판단하면, 해당 은행들은 6개월 이내에 추가로 자본금을 확충하거나 정부가 제공하는 공적 자금을 받게 된다. 은행에 공적 자금이 투입되면 정부가 그 액수만큼 은행의 우선주를 보유하게 된다. 이 우선주는 2월 9일 가격을 기준으로 10% 할인율을 적용해 보통주로 전환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적 자금을 꺼리는 은행들은 보다 좋은 테스트 결과를 받기 위해 자본금을 보존하고 축적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테스트 결과가 좋지 않은 은행들은 공적 자금을 받기에 앞서 자본금을 끌어 올리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전개할 전망이다.

은행들이 공적 자금을 꺼리는 이유는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되면 정부의 규제가 강화 되고, 공적 자금 투입이 확대될 경우엔 자칫 일반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훼손될 수 있는 국유화 논란에 휩싸이게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대출자산을 매우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다 높은 자본금 비율을 맞추기 위해선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대출 부실을 최대한 억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고 경우에 따라선 대출 회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입장에서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자본금이 부족한 은행들에게 공적 자금을 투입해 민간 대출을 늘리겠다는 생각이지만, 오히려 스트레스 테스트 자체가 은행들의 대출을 막는 정반대의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어니 패트리키스 전 뉴욕연방은행 수석 부총재는 “스트레스 테스트의 주된 목표 중 하나는 은행들의 자본금이 충분한지 들여다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는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은행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한다. 은행들이 정부 자금을 꺼릴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특히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은행들의 경우엔 더욱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공적 자금 투입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가는 폭락하고, 이로 인해 민간에서 자금 조달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지기 때문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대형 은행들의 상당수가 이미 정부로부터 천문학적인 지원을 받은 상황에서 은행들의 건전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용어설명
스트레스 테스트: 미 정부가 고안한 신조어로 경제 여건이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가정 아래 은행들이 입을 손실과 자본금 확보 상황을 종합하여 위기 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제도.

정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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