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라 페일린, 태풍일까… 아니면?
보스톤코리아  2008-09-08, 21:33:56 
바이든에 맞설 카드될까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새라 페일린(Sarah Palin, 44) 알래스카 주지사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미인선발대회에 나가기도 했으며 전미총기협회(NRA) 평생회원으로 사냥과 낚시를 좋아하고 마라톤을 즐기는 만능 스포츠우먼이다. 에스키모 원주민의 피가 섞인 고교 동창과 결혼, 지난해 군입대를 해 다음 달에 이라크에 배치될 예정인 19살짜리 장남부터 4개월짜리 막내까지 다섯 남매를 두었다.

정부의 지출과 예산 등에서는 보수적이며 낙태와 동성애자 결혼에도 강하게 반대한다. 막내 아들은 출산 전 검사에서 다운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고 출산해 낙태 반대 입장을 몸소 실천했다. 아이다호주에서 태어났으나 3개월 만에 가족이 알래스카로 이주, 알래스카 토박이나 다름없다. 어린 시절 과학 교사였던 아버지와 새벽 3시에 일어나 등교하기 전 사슴사냥에 나설 정도로 총기를 다루는 데는 능숙하다.

페일린은 28세 되던 1992년 와실라 시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1996년 시장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뒤 1999년 재도전해 당선됐다. 2006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의 현직 주지사이자 22년 동안 연방 상원의원을 지낸 거물 정치인 프랭크 머코스키를 밀어내고 당의 후보 지명을 따내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주지사 선거에서 알래스카 최초의 여성주지사이자 최연소 주지사에 당선됐다.

성공적인 개혁정책과 미스알래스카선발대회(1984년)에서 2위를 할 정도의 미모 덕분에 알래스카에선 "가장 추운 주, 가장 뜨거운 주지사(Coldest State, Hottest Governor)"라는 범퍼 스티커가 유행하고 있다. 67만 명의 알래스카 주민에게서 현재 80%의 지지를 받고 있다.
반면 페일린 주지사에 관한 각종 의혹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페일린은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페일린에 대한 첫 번째 의혹은 페일린 주지사가 여동생의 전남편 마이크 우튼을 주경찰관에서 해임시키기 위해 당시 주 경찰청장 월트 모네건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의 여부다. 알래스카 주경찰은 '트루퍼'라고 불리기 때문에 이 스캔들은 '트루퍼 게이트'라 불린다.

문제는 모네건 당시 경찰청장에게 알래스카주 알콜통제위원회 위원장으로 이직하라는 요구가 있었고, 이를 거절한 모네건 전 청장이 해임되는 과정에서 페일린 주지사가 개입했는지 여부다. 페일린은 물론 모네건 전 청장 역시 페일린이 직접 우튼을 해임하라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모네건 전 청장은 페일린 뿐만 아니라 그녀의 남편 토드 페일린, 그리고 페일린의 측근들이 여러 번에 걸쳐 우튼의 거취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래스카 주 의회는 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지난 7월 발족시켰으며, 페일린 주지사는 주 특별위원회의 조사에 응하기 위해 새로 변호사를 선임했다.

또한 페일린의 10대 딸이 임신한 사실도 페일린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페일린은 올해 17세인 큰 딸 브리스톨이 현재 임신 5개월이며, 브리스톨이 태아의 친아버지인 남자친구와 결혼한 뒤 출산해 아기를 양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정치권에서는 지난 4월 낳은 막내아들 트리그가 실제로는 브리스톨의 아기이며 이를 감추기 위해 페일린이 출산한 것처럼 꾸몄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외에도 페일린 주지사의 남편인 토드 페일린이 22년 전에 음주운전으로 체포된 사실과, 알래스카의 독립을 주장하는 분리주의자라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토드 페일린은 1995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쳐 알래스카 독립당(AIP)에 당원으로 등록했다. AIP는 알래스카주에 있는 연방정부 소유 영토를 알래스카로 반환할 것을 요구하는 정당이다. 일부 강경파는 알래스카의 분리 독립까지 주장하고 있다.

페일린과 관련한 파문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매케인 후보측이 페일린에 대해 충분한 사전 검증을 했는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매케인 후보가 전당대회 이전에 페일린을 만난 것은 지난 2월 한 차례뿐이며, 부통령 후보 낙점과 관련해서도 단 한 통의 전화만 나눴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케인 후보 진영이 민주당 전당대회 폐막에 맞춰 맞불작전을 서두르다 충분한 사전 검증 없이 페일린 카드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정성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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