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인종 문제 불거지나
보스톤코리아  2008-08-11, 22:59:57 
오바마는 이슈화되지 않기를 바래


대통령 선거가 불과 3개월 남짓 남은 시점에서, 미국에서 금기시되어 오던 인종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가 버락 오바마 후보가 흑인 인종을 내세워 선거 운동을 한다며 공격해 온 것이다. 마치 매케인 후보가 원인 제공을 하고, 오바마 후보 측에서 발끈하기를 기다린 것 같은 인상이다.

매케인 후보 진영은 오바마 후보가 서민들과 다르며 경험이 없다는 인상을 주기 위하여 각종 스캔들로 유명한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패리스 힐튼 등 연예인과 비슷하다는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네거티브 광고는 지난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오바마를 '엘리트'라고 비난한 것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부터 매케인 후보로부터 애국심이 부족하다는 공세에 시달려 온 오바마 후보는 이러한 광고만큼은 참지 못하겠다는 듯 최근 미주리주 유세에서 "내가 충분히 애국적이지 않고, 이상한 이름을 가졌고, 달러 지폐에 나오는 대통령들과는 다르게 생겨서 (내가 백인이 아니라서) 위험하다고 매케인 후보는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하였다.

이 발언 직후 매케인 후보 측에서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오바마 후보가 인종 카드를 들고 나왔다"며 "그는 그 카드를 진심으로 꺼내 들었다"고 공격했다. 게다가 "인종문제는 피할 수 없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해 오바마 후보의 발언을 기다렸다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매케인 후보도 "오바마 후보가 인종 문제를 들먹이고 있다"며 "오바마 후보의 발언은 분열을 조장하고 부끄러우며 잘못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하였다.

논쟁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감지한 오바마 후보는 한 발 물러섰다. 오바마 후보는 31일 아이오와주에서 타운홀 미팅에서 "매케인이 대선 이슈로 인종문제를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번 일로 인종 문제가 이슈화 되지 않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그 동안 두 후보 진영은 인종 문제와 관련한 공개적인 발언을 일체 하지 않았었다.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민족이 얽혀 있는 미국 사회에서 인종 문제는 언제나 예민한 소재이고, 결론 없는 논쟁이기 때문이다.

공화당과 민주당도 인종 문제를 건드려서 자신들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해 자제하는 움직이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으로 나타나자 수면 아래 잠자고 있던 인종 문제가 양쪽 네거티브 공세의 최신 전략으로 떠오른 것이라고 뉴욕 타임지는 분석하였다.

매케인 후보 진영의 발언으로 오바마 선거 캠프만 애매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오바마 후보는 그 동안 인종이라는 기준으로 분류되거나 정의되는 것을 가능한 피해왔기 때문이다. 오바마 후보는 "이번 대선은 추락하는 경제, 실패한 대외 정책, 에너지 위기 등의 커다란 도전을 놓고 싸우는 장"이라며 "매케인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진정한 문제에서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낡고 수준 낮은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인종 문제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정성일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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