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영어교육과 영어현실에 대한 생각
보스톤코리아  2008-06-30, 23:14:56 
"한국의 영어교육과 영어현실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며칠 전, 남편이 웃으며 얘기 한 토막을 전해준다. 가끔 알고 지내는 미국 청년 하나가 한국에 나간다는 얘기를 들려준다. 한국에서 직장을 얻었는데 그 자리가 대우도 좋고 연금(benefit)도 썩 괜찮은 '영어교사'의 자리란다. 남편이 그 청년에게 물으며 "너는 지금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 있니?"하고 물었단다. 그 청년의 대답은 "큰 마켓에서 잔 일을 하고 있다고..." 그렇다, '영어 선생'이 굳이 좋은 일류대학을 졸업해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영어교육을 담당하는 이들이 요구하는 자격조건이 갖춰지면 제일의 좋은 자격(인력)일 것이다.

지난 이명박 대통령 취임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국어와 국사도 영어로 가르치도록 추진할 것'이라는 한국의 뉴스를 접하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 아이들 교육에 관심을 두는 한 어머니로서 한국의 언어와 문화와 역사를 잊어버릴까 싶어 노심초사 한국학교에 빠지지 않고 보내려 애쓰며 살았다. 한국학교가 매주 토요일에 있지만, 주말에는 타운에서 하는 아이들의 운동이 많이 있기에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놓아야 하는 어려운 결정의 귀로에서 고민하기도 한다. 그래도 부모로서 혹여 아이들이 한국어를 잊을까 봐, 한국학교에 보내는 결정을 한 것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한국학교에 보내는 엄마나 일찍 일어나 준비하는 아이들이나 힘겨운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몇년을 한국학교에 다니며 한국말도 배우고 문화와 역사도 배우니 재미가 생기는가 싶었다. 또한,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란 아이도 어차피 미국 사람들이 보는 관점에서는 '동양 아이' '한국 아이'일 뿐이다. 그렇다면, 더욱 당당히 내 나라말, 내 조국의 말을 익히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언어를 하나 더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자산이라는 것을 어려서는 모르지만, 대학을 진학하면서 알게 되는 것이다. 또한,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직장의 문이 더욱 넓혀지는 것이다. 어찌 어려서야 그것까지 알았으랴. 그저, '한국 사람이 한국말 할 줄 알아야지' 하는 부모님들의 귀찮은 잔소리만이 귀에 남았을 뿐이다.

또한, 깊이 생각을 해보면 한국에서의 이 대통령의 정책적인 영어교육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몇 년 전, 한국 TV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에게 길 가르쳐 주기의 짧은 내용을 본 기억이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답답하기도 했다. 영어교육을 중학교 3년과 고등학교 3년 그리고 대학 4년을 합한다면 짧지 않은 시간이다. 헌데, 각 대학 입구 근처에서 외국인이 길을 물을 때 외국인에게 길을 제대로 안내해 가르치는 학생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물론, 미국에 사는 이민자들이라고 유창한 영어실력을 갖추었느냐, 그것도 오해이지 않을까 싶다. 그럭저럭 생활영어에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어려서 공부를 하러 온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래, 국제화시대에 맞는 경쟁력과 선택 그리고 최고의 이익을 낼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사람만이 실력자 대접을 받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에 못 미치면 부족한 사람일 테고 능력 없는 한심한 사람인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실력자가 되어야 하고 실력자가 될 수 있을까. 무엇이든 차근차근 한 걸음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영어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학생이나 학부형이나 교육자나 모두 한마음일 게다. 하지만, 방법론에서의 차이는 분명히 있으리란 생각이다. 세 아이를 키우며 배운 것이 있다면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를 힘들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결론이다. 누구를 따라잡기 위한 교육은 본인에게나 사회에게나 국가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나 자신 스스로 깨달아 생각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자기 자신의 존재 확립의 문제이다.

한국의 현재 영어교육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는 감지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성급한 방법으로 학생이나 학부형이나 교육자들에게 혼돈을 끼치지 않기를 바란다. 깊은 안목과 앞으로의 긴 교육정책의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성급하지 않은 결정이면 좋겠다. 영어교육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전 인격적인 교육의 테두리 안에서 '교육 철학'이 바로 설 수 있기를 바람으로 남겨 놓는다. 삶에서 긍정적인 경쟁은 또 하나의 커다란 에너지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익힌 후에 선택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경쟁이란, 언제나 그 후유증이 있기 마련이다. 높이 오르는 사람이 있으면 반면 낙오자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경쟁보다는 자신의 깊은 자존감을 깨달을 수 있는 '교육 철학'이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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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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