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이는 검은 혁명
보스톤코리아  2008-06-09, 22:22:07 
▲ 최초의 흑인 민주당 대선 후보 버락 오바마


흑인 최초 민주당 대선 후보로 새로운 역사 만들어
결정적인 순간에도 차분… ‘준비된 후보’임을 보여  



준비된 후보는 힐러리가 아니라 오바마였다. 남편 빌 클린턴을 합쳐 'Buy one Get one free'라는 구호로 시작했던 힐러리의 안정성은 'not red state, not blue state. we are United states'라는 오바마의 변화바람에 날라갔다.

버락 오바마는 변화와 화합만을 내건 갑자기 떠오른 신성이라기보다는 20대부터 '큰 꿈'을 준비해왔던 계획된 후보라고 뉴욕타임즈는 4일 지적했다.
3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승리가 확정되고 미국의 역사가 새로 쓰여지던 날, 최초의 흑인 민주당 대선 후보 버락 오바마는 너무도 편안한 모습을 보였다.

2일날 밤에는 시카고에 있는 백베이클럽의 농구코트에서 농구를 즐겼고, 슈퍼델리게이츠들 2-3명에게 전화를 하면서 소일했다. 이날 밤 두 딸들에게 굿나잇 키스를 한 후 공항으로 향했다. 세인트 폴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그는 다리를 꼬고 앉아서 웃기도하고 잡담도 하며 도대체 그의 마음 속에서 어떤 생각이 들끓고 있는지에 대해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오바마는 하버드 법대에 재학중 연방항소법원의 판사자리를 거부하고 지역공동체 조정자로서의 길을 택했다. 33살 때 첫 자서전을 썼고 11년 후 그는 다시 자서전을 썼다. 정신적 지주였던 일리노이의 진보적인 목사가 그의 길을 가로막자 과감히 그와 단절했다.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동한지 단 2년 만에 대선 후보로 나서 결국 후보로 결정됐다. 대선을 향해 잘짜여진 계획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민주당 대선후보로서 확정된 이후에도 오바마는 여전히 여러 측면을 보이는 정치인으로서 남아있다. 그의 지지자들에게는 개혁과 변화의 지도자이지만 비판자들에게는 알 수 없는 인물이다.

흑백 혼혈인 오바마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 속에서 그를 발견하게 하는 재능을 가졌다는 것이 뉴욕타임즈의 평가다. 자신의 다인종 혼혈에 관한 질문을 받게되면 오바마는 특유의 수수께끼 같은 미소를 짓는다. 오프라 윈프리의 말처럼 그의 가족이 모이면 '미니 유엔'이다.

그는 뉴욕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나는 로샤흐 테스트(잉크얼룩 같은도형을 해석해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는 검사)같다. 비록 사람들은 나에게 실망한다 하더라도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오바마는 월스트리트의 규제를 원하고, 주택 압류문제를 적극저지하며, 적과도 과감한 대회를 시도하겠다는 정책을 표방했다. 그는 또한 미국의 인종간 계층간의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호소력 짙은 연설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민주 공화의 극대극 대립없이 이념적인 분열을 봉합하겠다는 주장을 듣고 있노라면 아직 제대로 성숙한 정치인이 안된 그가 너무 쉽게 말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머리속에 맴돌게 한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이 그를 몰아부치자 이에 대한 불쾌감을 그대로 드러낼 정도로 위기관리에 허점을 보였다. 그는 자신의 달변과 유명세에 휩싸여 대형 연설 대회에 의존하며 소규모 모임에서는 사람들에게 스며들지 못하는 단점도 드러냈다.

오바마와 같이 하버드 법대 출신인 부인 미셸 오바마는 오바마에게 유명세에 의존하지 말고 사람들의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느낌을 알아야 한다고 날카롭게 조언했다. 이 같은 조언은 앞으로 펼쳐질 대선에서 공화당의 '아직 물음표의 오바마'라는 공격을 받게 되면 절실하게 오바마를 파고 들 것이라고 뉴욕 타임즈는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본토 밖에서 성장했다. 케냐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머니가 인도네시아인과 재혼하는 바람에 인도네시아와 하와이에서 그의 백인 엄마 그리고 조부모 하에서 자랐다. 비록 미국인이지만 제 3자로서 많은 정치적 부조화들을 직시할 수 있는 눈이 자라면서 형성된 것이다.

오바마는 자연스럽고 침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자신의 캠페인 보좌관을 모두 직접 인터뷰하지 않았지만 한가지 법칙을 강조했는데 '너무 잘난체 하는 사람은 안된다.' 라는 것이었다. 그는 최측근들하고만  속애기를 나누며 경선 승리와 패배에대해서 자신의 감정을 대중들에게 노출시키지 않는다. 2월, 대부분이 백인유권자인 메인 코커스에서 승리를 보고 받았을 때도 "그거 좋군" 한마디 후 다시 전화통화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신들의 경호원과 농담을 주고 받으며 자신의 가방은 자신이 직접 들고 다닌다.(정치적으로나 매너상으로나 좋은 현상이다) 카키 바지와 편안한 자켓을 입고 단상에 오른다.

그는 적당한 맛을 선호한다. 자연산 차를 좋아하며 스테이크보다는 연어를, 프라이 보다는 과일을 좋아한다. 맥주잔을 들어 건배하지만 '평범한 사람'임을 보여주기 위해서일 뿐 한 두 모금만 마신다.

하지만 오바마는 정치적 풋내기인 면을 보여줄 때가 많다. 그는 토론에서 아주 안정적이지 못한 면을 보였다. 때로는 확고했지만 때로는 소심했다. 그는 대 강당에서는 빛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하루18시간 선거활동 강행군에 지쳐있을 때  작은 청중앞에서는 제대로 교감하지 못했다.

이 청중들 앞에서 “어린 시절 유럽과 아시아 여행 경험으로 인해 클린턴이나 매케인 후보보다 외교정책에서 우위에 있다”라는 어처구니 없는 발언이 그 예이다. 또 샌프란시스코의 기금모금 모임에서 백인 노동자 층이 총과 종교에 의존하는 정신세계를 지적하다 수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는 우습게도 전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대선을 향하고 있지만 가정에서는 아주 평범함으로 정확한 선을 긋고 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오랜 이메일과 전화번호를 그대로 간직하다 친구들의 바꾸라는 성화에 밀려 바꾸기도 했다.
오바마의 친구들은 그에게 식스 센스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택한 세계를 공부한다. 각종 트렌드와 경쟁자들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한다. 비록 진보적인 성향이지만 그는 본능적으로 적응형이다. 민주당 공화당을 가리지 않고 연륜과 경험이 있는 강력한 지도자들을 맨토(mentor)으로 만든다.

"만약 야망이 있지 않았다면 15년 전에 지역공동체 조정자가 되지도 않았을 것" 이라고 오바마의 공화당 맨토(mentor) 폴라 울프는 지적한다.
특히 다른 사람의 조언을 구하는데는 거의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다. 그는 다른 사람의 조언을 구하고는 그를 자신의 자문인으로 만든다.  그는 정치계에 입문한 이후로 포커를 하면서 정치가 진행되자 바로 포커를 배웠고, 골프장에서의 정치로 인해 골프를 배웠다.

그는 조언을 귀담아 듣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신중하게 고려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만 대결이 필요할 때는 강철 같은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그가 1996년 일리노이 주 상원의읜에 출마했을 때도 상대방을 기술적으로 몰아붙여 투표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도록 했으며 이번 경선에서 미시간과 플로리다 대의원 표를 재계산할 때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끌었다.

그가 시카고에서 정치에 입문하려 할 때 자신의 한 맨토(mentor)의 소개로 유명한 로비스트와 식사를 하게 되었다.  이 로비스트는 "왜 하버드졸 변호사가 지옥에 뛰어 드느냐, 가족들과 멀어지고 먼지 취급을 받을 것이다"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오바마는 그저 웃기만 했다. 그 웃음 속에 지금의 행보가 감춰져 있었다면 그는 충분이 준비된 후보가 아닐까.

(이 글은 뉴욕타임즈 기사를 참조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장명술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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