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프라이머리, 힐러리 종료 암시 - 오바마 또다른 시작 준비


지난 13일, 웨스트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상원의원이 67%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오바마(26%)를 가볍게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로 힐러리는 대의원 28명 중 20명을 차지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오바마에 비해 166.5명 대의원 격차로 뒤지고 있어 경선 구도에는 실질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이날 AP 통신은 보도했다.

전 지역 주민 95%가 백인인 웨스트 버지니아 경선 시작 전부터 언론들은 힐러리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미 언론들은 이번 경선의 경우 승리여부가 아닌 득표율 차이와 유권자들의 성향을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힐러리는 예상보다 많은 67%의 득표율을 보이며 오바마를 상대로 가볍게 승리했다. 과 힐러리는 60세 이상 노년층과 고졸 이하 노동자층에서 각각 25%의 대폭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경선 다음날인  지난 14일  힐러리는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당내 경선완주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전날 압승을 거둔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 중 36%만이 오바마가 대선후보가 되면 그를 지지하겠다는 여론조사에 대해 "물론 나는 아직도 당의 대선후보가 되고 싶다. 그러나 나는 내 지지자들이 (대선 본선에서) 오바마를 찍지 않는다면 중대한 실수를 하는 것임을 이해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선내 패배를 자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한, 그녀는 "지금까지 많은 국민을 만났고, 아름다운 곳을 많이 다닌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경선을 정리하는 듯한 말을 꺼내 자신의 경쟁자인 오바마를 대선후보로 인정하고 있다는 추측을 불러 일으켰다.

같은날 로이터통신은 민주당 경선후보로 어깨를 나란히 했던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이 오바마 상원의원을 공식적으로 지지한다고 나서며 오바마에게 큰 힘을 실어주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존 에드워즈는 지난 1월 중도사퇴 전까지 클린턴 후보의 지지 기반인 백인, 노동자 계층 유권자의 지지를 받아왔고, 사퇴 후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다가 침묵을 깨고 오마바의원을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앞으로 남은 경선은 5월20일 켄터키와 오리건, 6월1일 푸에르토리코, 6월 3일 몬태나와 사우스다코타 등 5곳. 이들 지역에서 선출되는 대의원이 각각 60명 미만인 것을 미뤄볼 때 힐러리가 전승한다 해도 오바마를 앞서기는 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AP통신에 따르면 웨스트 버지니아주 경선 뒤 집계된 대의원 수는 오바마 1천883.5명, 힐러리는 1천717명으로 대의원 격차가 166명이다. 또한 8월말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는데 필요한 `매직넘버' 2천25명에 오바마는 141.5명 차이로 다가섰다.

한편, 오바마는 5월 둘째 주에만 슈퍼대의원30여명의 지지를 이끌어냈고 힐러리는 2명만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13일에도 민주당 전국위원장을 지낸 로이 로머 전 콜로라도 주지사 등 4명의 수퍼대의원이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힐러리 캠프 내부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힐러리는 6월 3일 경선을 끝으로 물러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유지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