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흥망과 발해국의 태조 대조영 3.
보스톤코리아  2008-05-12, 15:55:17 
제갈량

백린 역사학자


진무제는 서기 280년 오나라를 정복하고 삼국시대 이래의 숙원이였던 통일을 실현한다. 그러나 그 통일시대도 오래 가지는 못했다. 서기 317년에 남 흉노가 일어나 진나라의 수도 낙양을 점령한다. 남 흉노왕 유요(劉曜)는 진나라의 회제를 체포, 살해하고 향후 양(羊)씨를 데려다가 왕비로 삼았다. 이 때 살해된 진나라의 왕공과 백관은 3만여명에 이르렀고 그 시체가 낙양의 뒷산에 산더미같이 쌓였다고 한다. 이와 동시에 흉노와 선비 그리고 서장족인 저, 강 등이 각기 독립을 선언하고 나라를 세우는 소위 5호 16국 시대가 전개된다. 중국은 이들 변방민족을 비하하여 5호라고 하였다. 이 5호 16국시대(317~440)는 약 150년간 지속된다.

한편, 흉노에 쫓긴 진나라의 민(愍)제는 남은 왕족과 귀족들을 이끌고 남쪽으로 내려가 건강(지금의 남경)에 도읍한다. 이후의 진나라를 동진이라고 한다. 그런데 서기440년 몽고계의 탁발씨가 일어나 중국의 북반부를 통일하고 북위(北魏)왕조를 세운다. 그에 따라 5호16국시대는 그 막이 내려진다. 강남으로 쫓겨가 남경에 도읍했더 진나라(동진)는 서기 420년에 송(宋)으로 왕조가 바뀐다. 그 후 송은 다시 제(齊)양(梁)진(陳) 등으로 분열된다. 그런데 송, 양, 제, 진과 앞서의 동진 그리고 오(吳)를 합하여 이 기간을 6조 시대라 한다. 이 6조 시대는 주로 북방 이민족이 중국의 정치와 문화를 지배하였던 때이다. 그러나 그 정치체제는 옛 진한때의 형식을 그대로 모방하였기 때문에 특이한 변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중관계 2-
중국의 발상지는 황하를 중심으로 하는 중원지방이었다. 중원은 고대이래로 예의 문물의 중심지로 알려져 왔다. 그래서 북방의 유목민족들은 중국의 문물제도와 그 부강을 탐내어 일찍부터 중국에 내란이 일어나거나 왕권 교체로 혼란을 보이게 되면 그 틈을 타, 대거 침입하여 도성을 공략하고 황제를 살해한 다음 한족을 대신한 오랑캐의 나라를 세우는 일이 빈번히 일어났다. 그래서 옛날 진시황제는 북방 이민족과의 경계를 삼고, 흉노, 선비, 돌궐 등 북방 오랑케들의 침입을 막기 위하여 70만의 노력을 동원하여 요새를 쌓았다는 것이 만리장성이다. 그러나 북방 오랑캐들의 끊임없는 침투는 만리장성만 가지고는 역부족이었다. 왜냐하면 북방 유목민족인 흉노와 선비가 대거 침입하였다가는 세불리하면 만리장성 밖으로 달아나 지금의 감숙성의 용수산 뒤로 가 숨어버리면 그만이다. 만리장성이 역사적으로 그 이름도 유명하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여 중국의 경제발전에도 큰 몫을 주고 있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지만, 옛날에는 그 만리장성이 오히려 원망스럽게 생각되었다고 한다. 명나라의 마지막 황제가 말하기를 "진시황제는 천고의 우군(千古愚君)이라, 공연히 만리장성을 축성하여 남북을 갈라놓아 풍토를 다르게 하였으며, 정의가 통하지 않게하여 북적 오랑캐들이 들어와 병화(兵火)를 일으키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으니 그 화가 우리에게 미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비난하였다는 것이다. 북방 민족들이 중국에 들어와 중원을 점령하고 나라를 세운 일은 비단 5호 16국 뿐만이 아니었다. 11세기 이후에 등장한 거란족이 요나라, 말갈족인 금나라, 몽고족인 원나라 그리고 여진족인 청나라 등 정복왕조가 그것이다. 중국의 역사는 천하국가라고 자칭 하지만 한, 당, 송, 명을 빼놓는다면 대부분은 북방유목민족들이 들어와 중국을 지배한 피지배의 역사라는 것이다.

지금도 중화민국은 50여개의 이민족을 거느리고 있으면서 그 통합에 매우 어려움을 겪고있는 실정인 것 같다. 그 옛날 흉노의 땅이던 위구르 자치구와 내몽고 자치구 그리고 서장자치구에서는 근래에도 독립운동을 일으켜 유혈사태가 종종 벌어진다. 고구려는 고조선의 옛 강토를 회복하려고 역사 이래 한나라의 현도군과 선비족의 연나라 그리고 요동군과 요하유역의 비옥한 평야를 놓고 끊임없이 투쟁을 벌려왔던 것이다.

고구려는 본래 부터 중원에 대한 호기심이나 중국을 정복하려는 야심같은 것은 가진 일이 없었다. 고구려는 유목민족이 아니며 중국의 한족과 같이 농경민족이며 또한 예의의 국가로 문물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중원에 대한 미련 같은 것은 갖을 필요가 없었다. 다만 고조선의 옛 강토를 회복하여 중국의 현도군이나 요동군 그리고 선비족의 연나라의 지배하에서 억압을 받고 있는 고조선의 유민들을 구하려는 노력이었다. 그런데 서기 317년에 일찍이 3국 통일을 성취한 서진이 망하면서 중국은 5호 16국 시대라는 엄청난 혼란기에 빠져든다. 이 5호 16국 시대의 초창기가 바로 고구려의 제25대 미천왕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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