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영화 다른 생각 - 마이 파더 |
보스톤코리아 2008-03-20, 14:55:43 |
마이 파더
2007년 작 감독 : 황동혁 주연 : 김영철, 대니얼 헤니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임마, 잔이나 돌려.” 동료인 신요섭이 제임스 파커에게 술을 가르쳐 준다며 소주를 한잔 건넨 후 던진 말입니다. 제임스는 잔을 돌렸습니다. 말 그대로 테이블 위에서 잔이 뱅글뱅글 돌고 있었죠. 여섯 살 때 미국 양부모에게 입양된 제임스는 친부모를 찾기 위해 주한미군이 되어 한국에 옵니다. 그러나 제임스가 맞닥뜨린 현실은 돌아가신 어머니와 사형수인 아버지였죠. 제임스는 공은철로 태어나 제임스 파커로 성장했고 친부모를 찾기 위해 다시 공은철로 되돌아 왔지만 결국 황은철이 되는 변화를 겪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계속되는 거짓말 속에서 진실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거죠. 일관된 거짓말 속에는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피천득은 ‘이야기’라는 수필에서 거짓말에 대해 이런 글을 썼더군요. ‘영국에서는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아니하는 거짓말을 하얀 거짓말이라고 하고, 죄 있는 거짓말을 까만 거짓말이라고 한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기 위하여 하는 거짓말은 칠색이 영롱한 무지개빛 거짓말일 것이다.’ 사람들은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거짓말에도 색깔을 칠해서 구분하니 말입니다. 그것도 흑백 논리로 말이죠. 물론 새빨간 거짓말이나 무지개빛 처럼 귀여운 발상도 있지만요. 제임스는 “사랑했기 때문에 거짓말해도 난 괜찮아요.”라고 말합니다. 아마도 제임스는 사형수인 아버지 황남철이 하얀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나봅니다. 비록 거짓말이 맺어준 인연이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부자의 연’을 제임스는 진심으로 받아들이죠. 부모와 자식 간의 정은 유전자 정보나,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통념보다는 부모와 자식이 함께 나눈 시간으로 말미암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 시간이 길고 짧은 것은 별로 중요하지가 않겠죠. 오히려 그 마음이 얼마나 진실하고 깊은 것인가에 달려있는 게 아닐까요. 어떤 빛깔의 거짓말로도 속일 수가 없는 바로 그 마음이 부모와 자식 간의 정일 겁니다. 한동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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