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영화 다른 생각 - 날아라 허동구
보스톤코리아  2008-02-18, 11:42:45 
날아라 허동구

2007년 작
감독 : 박규태
주연 : 정재영, 최우혁, 윤찬, 권오중


동구는 주전자 때문에 학교에 갑니다. 아이들이 아무리 놀려도 주전자만 있으면 마냥 신이 납니다. 그런데 주전자 속에서 개구리가 발견된 후, 교실에서 주전자가 사라지게 됩니다. 대신에 세련되게 생긴 정수기가 등장하지요. 동구는 주전자를 빼앗아간 정수기가 너무 미워서 정수기에게 한 방 먹입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유일하게 주전자가 있는 곳인 야구부에 들어갑니다. 야구부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번트 연습을 열심히 합니다.
누구나 안타를 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정상이겠지만, 동구는 공을 칠 때 무서워서 눈을 감기 때문에 공을 칠 수가 없습니다. 눈을 뜰 수가 없으니 공을 똑바로 보고 칠 수가 없는 거지요. 그러나 죽으란 법은 없는 것처럼, ‘신은 한 쪽 문을 닫으면 다른 쪽 문을 열어놓는다’는 것을 동구는 보여 줍니다. 안타를 치지 못하는 대신 달리기가 빠른 동구는 번트를 대게 됩니다. 번트는 방망이를 공에 닿게만 하면 되니까요. 그리고 재빠르게 달려서 1루에서 살면 타자로서의 임무를 완수하는 겁니다.  
‘허동구가 사는 법’은 이렇습니다. 남들이 뭐라 하면 그냥 웃지요. 자기가 좋은 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요. 짝도 그렇고 주전자도 그렇고. 달리기를 할 수 없는 짝을 위해 운동장을 한 바퀴 더 돌기도 하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가 하는 일에 만족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아요.
동구는 자연과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절대로 폼 잡지 않으면서 분수를 지키는 모습이 그렇습니다.
자연이, 풍광이 아름다운 것은, 나무가, 하늘이, 구름이, 바람이, 태양이 멋지게 보이려고 설정하고 일부러 폼을 잡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기 위해 일상을 무심히 그러나 충실히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연을 닮았다는 말이겠지요.  자연스럽게 산다는 것은 곧 순리대로 산다는 것이겠지요. 말로하면 아주 쉬운 것 같지만 정작 이렇게 살기란 너무 어렵습니다. 그런데 머리에 쥐가 나도록 고민해도 해답을 찾을 수 없을 때는 자연스러운 게 뭘까 한 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자연스럽게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지도 모릅니다.  

한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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