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주택경기..바닥은 언제?
보스톤코리아  2008-02-03, 11:05:01 
2005년 중반 이래 주택가격 계속 하락…차압도 급증


미국 경기후퇴(recession) 우려를 불러 온 주택 시장은 여전히 바닥을 확인하지 못한 채 추락 중이다. 주택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은 11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주택판매는 지난달 12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지난 1963년 이 지표가 발표된 이래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최근 주택 경기가 곧 바닥을 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이를 뒷받침하는 지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주택 `정말 안팔린다`
상무부가 지난 28일 발표한 12월 신규주택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7% 감소한 연비율 60만4000채로 집계됐다. 1996년 이래 12년래 최저수준이다.
지난 한 해 동안의 신규주택판매는 일년 전에 비해 26% 줄어든 77만4000채였으며, 주택 경기가 최고점에 이르렀던 2005년에 비해선 39.6%가 줄었고, 지난 1963년 이 지표가 발표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평균 판매가격은 10.4% 하락한 21만9200달러였다. 공급업자들은 가격을 낮춰서라도 팔려고 하지만, 수요가 좀처럼 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안 셰퍼드슨은 "주택 업체들이 건설을 줄이고 있지만 판매 역시 줄고 있다"면서 "주택 경기 및 가격 하락이 심각한 상황이지만 어떤 지표에서도 바닥을 확인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전미 부동산 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12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대비 2.2% 줄어든 연율 489만채에 그쳤다. 이는 9년래 최저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에도 못미쳤을 뿐 아니라 한 해 전에 비해선 22%가 줄어든 것이다. 기존주택판매는 전체 주택 시장의 8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데다 모기지 금리 변동에 뒤늦게 반응하는 신규주택판매에 비해 주택 경기를 더 잘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NAR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로렌스 윤은 "향후 몇 개월간 기존주택판매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압 급증
지난 2005년 중반 이후 주택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29일 발표된 S&P/케이스-쉴러 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7.7% 하락했다. 지난 2000년 하락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폭이었고, 11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마이애미 주택 가격이 15%나 떨어진 것을 비롯, 17개 도시 주택 가격이 하락했다.
매크로마켓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예일대학교 교수인 로버트 쉴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인 주택 시장 붕괴를 지금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먼브러더스의 이코노미스트 미셸 메이어는 "주택 시장은 당분간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고, 크레디트 스위스 홀딩스의 이코노미스트 조나단 바질은 "올해엔 주택 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을 내놓기도 했다.
경기후퇴(recession)가 걱정되고 있는데나 모기지를 갚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에따라 주택 차압(foreclosure)은 급증하고 있는 터라 가격 하락이 수요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리얼티트랙은 지난해 220만건에 달하는 주택이 차압됐으며, 전체 모기지 주택중 1% 이상이 차압에 근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2006년 0.58%에 비해 크게 상승한 것이다.

▲그린스펀 "바닥 곧 온다" 주장도
이렇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주택 경기 하강이 당분간은 계속될 것이라며 바닥 확인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미국 주택 시장 침체가 곧 끝날 것이라고 최근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지난 24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가진 한 연설에서 "실제 판매 수준이 바닥을 치기 시작한 지점에 근접해 있다"면서 "주택 시장이 안정되는 대로 경제 상황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기후퇴 가능성은 확실히 높아져 왔다"면서 "우리는 명백히 그 끝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스(FT)는 경제 살리기에 나선 FRB의 완화 정책, 채권 수익률 하락 등이 모기지 금리를 낮추면서 시장에 희망이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30년짜리 모기지 금리는 최근 6%를 밑돌며 2005년 이래 처음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는 리파이낸싱(refinancing)에 한한 것이며 신규 모기지 시장이 다시 활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섣부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들이 여전히 모기지 대출을 꺼리고 있는데다, 모기지 유동화 시장도 아직은 정체돼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전홍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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