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계급 식민지화 진행 중
보스톤코리아  2008-01-27, 09:50:20 
도시 부유층이 시골을 식민화하는 현상 뚜렷


21세기 미국에 새로운 식민지화(colonization)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19세기와 20세기 식민지화가 한 나라가 다른 나라를 경제적·정치적으로 종속시키는 양상을 보였다면, 21세기 미국의 식민화 현상은 도시 부유층이 시골로 내려가 계급의 분화를 일으키면서 생겨난 특이한 식민지화 현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9일 도시 출신의 고소득자가 시골지역으로 유입되면서 ‘계급 식민지화(class colonization)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부유한 은퇴자들과 인터넷 덕분에 사무실의 장소 제한이 없어진 전문직 고소득자들이 전원생활을 즐기고자 시골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예전에 없던 계급화 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
물론 20세기에도 부유층은 도심보다는 도시 주변지역의 저택에 사는 것을 선호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대도시 주변지역으로 한정되었던 고소득자의 주거 지역이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풍경 좋은 전원지역으로 확대되었다는데 그 특징이 있다.
실제, 오늘날 도시 부유층과 그들의 화려한 삶의 양식 유입은 농촌지역에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WSJ는 시골사회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새로운 변화를 “지난 1960년대와 70년대 전국 각 지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망이 건설된 이후 가장 급격한 변화”라고까지 평가하고 있다.
새로운 부유층의 이주와 이들의 기호를 맞추기 위한 산업의 발달은 시골사회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였다는 장점도 있지만, 시골사회의 전통적 모습을 위협할 정도의 급격한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예를 들면, 부유층의 유입은 시골지역에 호텔과 공항뿐만 아니라 고급 레스토랑과 레저 시설들이 늘어나게 하였다. 이로써 지역 주민들은 새로운 이웃을 가지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도 가지게 되었고 도시 고소득자의 세련된 문화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었다.
그러나 부유층의 이주는 지역 사회에 새로운 사회적·경제적 계급 분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시골마을에 오랫동안 살아왔던 사람들은 부유층의 유입으로 말미암은 상류사회화로 주택비용 증가의 부담을 안게 되었다. 농업에 주로 의존하던 지역 경제도 부유층을 위한 서비스업으로 경제 중심이 다변화되었고, 이러한 변화에 적응을 못해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부유층의 유입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사회적 긴장을 만들어내었고 이는 곧 기존 주민과 새로운 이주자 사이의 계급 분화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촌 지역 이민 문제 전문가인 미들버리 대학의 피터 넬슨(Peter Nelson) 교수는 “우리가 현재 목격하고 있는 것은 계급 식민지화 현상이다”라고 평가했다. 즉, 이전 세기의 식민지화가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지배하게 되면서 피지배 국가의 노동력과 문화를 지배국가의 이익에 맞게 이용하고 변화시켜왔던 것처럼, 21세기 계급 식민지화는 도시 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농촌 지역의 노동력과 문화가 변화하고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넬슨 교수는 이러한 계급 식민지화 현상이 “자원을 채굴하는 경제 시스템에서 미학적 기호에 기초한 경제로 경제의 본질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다. 바꾸어 말하자면, 자원 획득이 주 과제였던 이전의 제국주의와 그 이후의 경제구조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부유층의 세련된 취향에 맞추는 것이 경제의 주요 목표가 되었고, 이는 시골 사회가 경험하기 시작한 계급 식민지화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WSJ는 계급 식민지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주된 이유는 수백만 명의 베이비 붐 세대가 현재 은퇴를 앞두고 있고, 이들이 질 높은 은퇴생활을 위해 한적한 시골지역을 찾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의 경기 불안이 계급 식민지화 현상에  장기적으로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은 판단하기가 어렵다.

김진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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