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중 1명 매사추세츠 떠나는 것 고민… 생활비 터무니없어
??????  2025-12-11, 16:26:09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매사추세츠에 사는 유권자 3명 가운데 1명은 지난 1년 동안 주를 떠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톤글로브(Boston Globe)와 서폭대학(Suffolk University)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유권자 500명 가운데 3분의 1이 지난 1년 사이 “타주로 이주하는 것을 고려했다”고 답했다. 이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매사추세츠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한 것과 동시에 나온 결과라 더욱 눈에 띈다.

매사추세츠에서의 생활의 질은 좋지만 높은 물가와 주거·세금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이대로는 못 살겠다”는 정서가 짙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큰 경제적 고민은 ‘물가와 생활비’였다. 응답자의 약 37%가 이를 최대 우려 요인으로 지목했고, 25%는 의료비 부담을 1순위 걱정거리로 꼽았다. 주택 구입·임대 비용 등 주거비 부담을 가장 큰 문제로 본 응답자는 17%, 세금 문제를 꼽은 응답자는 10%였다.

앞으로의 재정에 대해서도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75%는 앞으로 1년 동안 자신의 재정 상황이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살림살이를 어렵게 할까. 응답자의 5분의 1가량은 가계 예산을 가장 압박하는 지출 항목으로 ‘유틸리티 요금’을 꼽았다. 매사추세츠는 캘리포니아(California), 하와이(Hawaii)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로 전기요금이 높은 주다.

홀브룩(Holbrook)에 사는 윌리엄 웨버(79)는 겨울이 되면 침실 온도만 화씨 72도(약 22도)로 유지하고 집 나머지 공간은 60도(약 15.5도) 안팎으로 낮춰둔다.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은 콘센트에서 직접 뽑아두고, 주정부의 ‘매스 세이브(Mass Save)’ 프로그램에도 두 차례 참여해 난방비 절감을 시도했다. 그러나 요금은 여전히 “말도 안 되게 높다”고 한다.

매사추세츠 주정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웨버는 주 밖 이주를 생각하진 않지만 “지난 몇 년간 물가 상승은 과도하다”며 다른 주민들의 고민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를 ‘세금 공화국’에 빗댄 별칭 ‘택서추세츠(Taxachusetts)’를 농담처럼 꺼내는 이도 있다. 오크햄(Oakham)에 사는 호스피스 관리자 랄프 디키아라(69)는 “나는 뉴잉글랜드(New England) 사람이라 여기서 계속 살고 싶다”면서도 아내와 함께 “우리가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까”라는 질문을 입에 달고 산다고 했다.

그는 “재산세는 오크햄으로 이사 오며 오히려 더 올랐고, 성인이 된 아들은 이 주에서 집을 살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졌다”며 “예전에는 직장 하나로 아파트, 자동차,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주민 이탈은 정책 결정자들의 주요 고민이다. 모라 힐리 주지사(Governor Maura Healey)는 사람과 기업을 유치하고 유지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으며, 내년 선거에서도 이 성과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최근 인구 유출이 소폭 개선된 것만으로도 행정부는 “고무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 이탈 인구는 여전히 많다. 국세청(IRS)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약 20만 명이 매사추세츠를 떠났다. 대학을 위해 들어왔다 떠나는 18세에서 24세를 제외하면 순이탈이 더 크며, 특히 25세에서 54세 경제활동 핵심 연령층은 2만4천 명 가까이 빠져나갔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주를 고민한 응답자가 양 끝 연령층인 18세~24세, 50세~64세에서 두드러졌다. 또 절반 이상은 공화당 등록자이거나 보수 성향으로, 매사추세츠의 민주당 우위 정치 성향도 일부에게는 이탈 요인이 되고 있다.

보스톤대학교(Boston University) 분석에 따르면 인구 유출은 2021년 주 재정에서 조정총소득 43억 달러, 세수 2억1천370만 달러를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전체 인구는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약 1% 늘었다. 팬데믹 이후 타 주로 이동하는 인구가 줄었고, 이민자 유입이 증가한 영향이다.

오크햄의 디키아라는 “나는 뉴잉글랜드 사람이고 가능한 한 여기 머물고 싶다”며 “그러나 떠나고 싶게 만드는 요인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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