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M 유길준관 재개관, 역사적인 순간 당사자로 참여하는 방법
5월 15일 PEM 본관 2층 웰드홀에 약 100여점의 유물 담고 개관
작은 기부도 재개관 되는 유길준관을 지탱할 수 있는 큰 힘 될 것
??????  2025-01-16, 16:45:57 
15일 샐럼에 위치한 피바디에섹스박물관(PEM) 유길준관이 들어설 예정인 웰드홀에서 김병국 보스턴예술인협회 회장, 김수옥 최고 대외협력 책임자, 김지연 큐레이터가 투어 중 함께 포즈를 취했다. 현재 있는 층은 일본관이며 이곳의 2층에 유길준관이 들어선다
15일 샐럼에 위치한 피바디에섹스박물관(PEM) 유길준관이 들어설 예정인 웰드홀에서 김병국 보스턴예술인협회 회장, 김수옥 최고 대외협력 책임자, 김지연 큐레이터가 투어 중 함께 포즈를 취했다. 현재 있는 층은 일본관이며 이곳의 2층에 유길준관이 들어선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보스턴의 한인들은 5월 피바디 에섹스 박물관(Peabody Essex Museum, 이하 PEM)에 유길준관이 다시 개관되는 역사적 현장을 목격할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이 박물관과 첫 한인 미국 유학생이었던 유길준의 만남의 현장이 나라와 나라, 19세기와 현재의 만남으로 확장되어 2025년 5월 15일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한국의 유물을 수집하기 시작했던 PEM은 지난 2003년 한국관인 ‘유길준 갤러리’를 본관 1층에 개관했다. 당시 보스턴 미술관(MFA)의 작은 한국실에 실망했던 한인들에게 유길준 갤러리는 위안이 됐다. 그러나 9년간의 전시 이후 2012년 박물관의 확장 공사라는 명목으로 문을 닫았다. 지하 보관소로 옮겨진 유길준관은 당초 2020년 개관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연기되었다가 2025년 5월, 14년 만에 다시 우리 곁을 찾아온다.

어쩌면 영원히 역사의 뒤안길에 묻힐 수 있었던 PEM의 한국관 ‘유길준 갤러리’를 재개관으로 이끈 것은 한인사회였다. 2022년 초 샐럼 주립대학 전명희 교수의 문제 제기로 보스턴 한미예술협회가 PEM, 한국국제교류재단, 총영사관 등에 알리면서 재개관의 불씨를 당겼다. 이후 보스턴 총영사관, 한국국제교류재단, PEM 린다 하티겐 관장이 적극적으로 유길준관의 재개관 문제를 논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2022년 11월 린다 하티겐 관장은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성림 다트머스대학 교수, 보스턴한미예술협회 관계자 등이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국립미술관의 기금 지원을 받아 코리안아트 큐레이터를 고용할 계획이며, 이 큐레이터는 2025년 개관할 한국 갤러리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개관을 공식화했다. 

이후 PEM은 2023년 한국 아트 큐레이터로 김지연 박사를 채용했으며, 최고 대외협력 책임자로 김수옥 CPO를 임명해 유길준관의 개관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김지연 큐레이터는 지난 1년 반 동안 유길준관이 단지 유물 전시에 그치지 않고, 19세기에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서사, 즉 ‘이야기들’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유길준이 살았던 한국의 역사적 배경과 미국과의 만남에서 시작된 한미 교류, 조선말 개화기의 시련과 현재 세계 속의 한국으로 도약한 회복력과 창의력을 조명한다.

김지연 큐레이터는 “한국의 유물 속에 담긴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를 발견하며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하고, “일을 시작하자 마자 많은 기부자들이 유물을 기부하는 마술 같은 순간도 경험했다”고 밝혔다. 조선의 마지막 미국 대사인 에드윈 모건의 기부도 그중 하나다.



12일 브르클라인 보스톤한인교회에 위치한 평통 사무실에서 한인사회 주요 인사들이 모여 PEM 유길준관을 후원화기 위해 가칭 <한국 커뮤니티 PEM 후원회>를 구성했다 

한국관인 유길준관의 재개관은 역사적 순간을 함께하는 한인사회의 축제다. 이곳은 미국인들에게 한국을 보여주고, 경험하고, 이야기하는 공간이자 한인들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현장이 될 것이다. 새로운 시작이지만, 유길준관의 지속적인 운영과 의미 있는 전시를 위해 한인사회의 힘이 다시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보스턴의 한인들은 단순 관람자가 아닌 개관을 이끌어낸 당사자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작은 기부라도 커뮤니티 전체적인 풀뿌리 모금으로 후원 당사자로 기여할 수 있다. 이곳을 자주 방문하는 것도 중요한 참여다.

김수옥 CPO는 “박물관의 모든 전시는 1-2명의 독지가의 후원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유길준관의 경우 “더 많은 한인들이 후원자로 참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 학생이 $10를 기부하더라도 한국관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이처럼 한인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유길준관 후원의 큰 부분을 차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PEM 측에 따르면 유길준관의 재개관과 관련해 약 440만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다. 갤러리 조성에 약 100만 달러, 한국미술 큐레이터를 영구직으로 전환하는 데 300만 달러, 신규 현대 미술품 구매에 40만 달러가 소요된다. 현재 한국 정부의 후원으로 고용된 한국예술 큐레이터는 2025년 계약이 종료된다.

한인사회에서는 PEM 유길준관 후원을 위한 노력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시민협회 양미아 이사장의 제안으로 1월 12일 브루클라인 보스턴한인교회 내 보스턴 평통 사무실에서 25명의 한인사회 단체장 및 주요 관계자들이 모여 후원 방법을 논의했다. 가칭 ‘한국 커뮤니티 PEM 후원회’라는 이름으로, 양미아씨를 후원회장으로 추대하고 모금의 밤 행사 개최, 한국학교를 통한 학생들의 모금 장려, 교회 및 종교단체의 모금 운동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양 회장을 정점으로 후원회는 카카오톡 방을 개설해 기금 모금 행사 장소를 적극적으로 탐색 중이며, 재미한국학교협의회 NE지회 남일 회장에게도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새롭게 설립되는 유길준관은 PEM 본관 2층 웰드홀 일본관의 2층에 위치하며, 새로운 큐레이팅에 따라 유물 10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김지연 큐레이터에 따르면, 리움미술관에서 복원 중인 평양감사향연도가 이번 전시의 중심 작품으로 등장하며, 새로운 소장품들도 소개된다. 5월 재개관과 함께 과거 유길준 갤러리가 위치했던 1층에는 현대 미술작가 정연두 특별전도 함께 열린다. 5월 샐럼은 한인들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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