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사(講道師, preacher) 고시'를 마치고…
신영의 세상 스케치 949회
??????  2024-11-06, 13:13:00 
지난 9월 11일 <한미두나미스 예수교 장로회> 각종 고시(목사, 강도사, 전도사, 장로)가 Elmhurst소재 ‘뉴욕주찬양교회’에서 치러졌다. 이번 고시에는 목사고시 2명, 강도사 고시 1명, 전도사 고시 1명이 고시에 응했다. 하나님의 소명을 받아 사명을 가지고 하나님의 길에서 사역자가 되어  2년 전 ‘전도사 고시’를 마치고 2년이 다 되어 응한 ‘강도사 고시’였다. 예상 문제지 교회사, 미국기독교 역사, 조직신학, 교회정치 외 설교 1편, 설교해석 1편, 논문 1편을 미리 받아놓고 걱정이 시작되었다. 모두가 주관식의 문제이니 이해하고 외워야 할 터였다. 

강도사(講道師, preacher)는 개신교의 한 분파인 장로교의 일부 분파 교단(범 합동 계열, 고신측)에서 신학대학원 3년을 졸업한 전도사가 목사가 되기 바로 직전에 받는 직분이다. ‘강도사’라는 직분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어감이 참 편치 않게 들렸다. 시험공부를 여름방학동안 전부터 걱정이 일어 준비를 했지만, 제대로 고시 공부를 시작한 때는 8월 초부터 시작했다. 시험 전 일주일은 마음의 부담이 크게 다가왔다. 세상 나이 60이 되어 하는 공부이니 쉽지 않은 일은 당연한 일이다.

‘강도사(講道師, preacher) 고시’를 준비하면서 우리 집 큰 녀석을 생각했다. 뉴욕 맨해튼의 로펌에서 텍스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녀석이 Bar Exam을 통과하면서 얼마나 힘든 공부를 했었을까 고마운 마음이 가득했다. 그 공부에 비하면 엄마의 ‘강도사 고시’는 아주 작은 분량의 공부이지만 어려서 공부하던 그 때와는 너무도 다르지 않은가. 그래서 더욱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렸다. ‘저를 어디에, 무엇에 쓰시렵니까??!!’ 하고 여쭈며 감사의 뜨거운 눈물이 가슴에 차오르더니 눈시울을 적시고 말았다.

우리는 이처럼 한 걸음 한 걸음 각자에게 맡겨진 삶 속에서 인생의 가치를 찾는 것이다. 이 세상에 나를 왜 보내셨을까.  나만 내 가족만 호의호식하면 되는 것일까. 우리는 주변을 둘러봐야 한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이유이다. 더불어 살아야 하는 세상이 아니던가. 세상에 와서 나와 더불어 맺어진 모든 인연들에 소홀히 여기지 않는 마음이길 오늘 이 아침도 기도한다. 이제는 사역자의 길에 들어서니 더욱이 마음과 어깨가 무거워 졌다. 둘러봐야 할 사람들이, 일들이, 챙겨야 할 사람들이 일들이 있는 것이다.

무엇인가 변화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요즘처럼 교역자들이 다른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 때는 말이다. 다른 사람이 변하길 원하지 않으면 변화의 시작은 이미 나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가 부족하고 나약한 존재가 아니던가. 누가 누구를 가르칠 수 있겠으며, 누가 누구를 자신의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겠는가. 그저 나의 부족함을 깨달아 말씀 앞에 서고 꿇는 무릎으로 기도할 뿐인 것을 말이다.

전도사에서 강도사로 강도사에서 목사로 정해진 순서에 의해 그 길을 갈 테지만,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말씀 앞에 서며 기도한다. 주변의 목사님들을 뵈며 닮고 싶은 분들도 많지만, 정말 고개가 절래절래 흔들어지는 목사님들도 몇 있지 않던가. 아래 후배 목사들을 그저 가르쳐 들려고만 하고 본인을 돌아보지 못하는 어쩌면 세상사람보다도 부끄러울 만큼의 말과 행동을 보게 된다. 무엇보다도 ‘돈’ 그 ‘돈’에 목숨 거는 목사님을 만나면 내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누구를 탓하랴. 그저 거울 삼아 ‘나는 저런 목사는 되지 말아야지!’ 하고 달아오른 얼굴의 열기를 삭이는 것이 답인 것을 말이다. 무엇보다 누구를 가르치려 하지 않으면 좋겠다. 내가 얼마동안 목회를 했는데, 요즘 목사 된 것들은 선배 알아볼 줄도 모르고 이런 식의 언행 참 듣기 버겁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어찌 거스르며 흐를 수 있을까. 그 말을 입으로 내뱉기 전 본인의 행실을 챙겨보시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존경받을 만한 목사님은 저절로 존경을 받는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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