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전하는 음악, 다시 듣고 싶은 문태국 첼로 독주회
??????  2024-06-27, 17:59:04 
(보스톤=보스톤코리아) 우상원 객원기자 =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처음으로 한국인 연주자들이 등장한 것은 1960년대 중후반이었다. 1965년 피아니스트 한동일은 레벤트리트 콩쿨에서 우승을 거두며 한국인 최초의 국제 콩쿨 우승자가 되었다. 2년 뒤인 1967년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같은 대회에서 우승하여 또 한 번 온 국민에게 놀라움과 자부심을 안겨주었다. 1974년에는 피아니스트 정명훈이 차이코프스키 콩쿨에서 2위를, 그리고 1976년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퀸 엘리자베스 콩쿨에서 3위를 차지하였다.

약 6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금호문화재단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에 25개의 국제 콩쿨에서 입상한 한국인 연주자의 수는 예년보다 많은 무려 37명이다. K-팝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요즘이지만, 이에 못지 않게 K-클래식 연주자들도 세계 음악 무대의 전면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몇몇 연주자는 엄청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첼리스트 문태국(30)도 이러한 새로운 연주자 세대 중 한 명이다. 파블로 카잘스 국제 콩쿨 우승, 앙드레 나바라 국제 콩쿨 우승, 야노스 슈타커 어워드 수상, 차이코프스크 국제 콩쿨 입상, 퀸 엘리자베스 콩쿨 파이널리스트라는 화려한 이력을 가진 그는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으며, 유튜브 등의 매체에 많은 연주 동영상과 인터뷰 영상 등이 올라와 있는 연주자이다.  

보스턴 한미예술협회가 지난 6월 22일(토)에 뉴잉글랜드 음악원의 윌리엄스 홀에서 주최한 이번 독주회에서 그는 포레, 슈만, 윤이상, 멘델스존의 곡들을 연주했다. 전체적으로 탄탄한 기본기, 섬세하면서도 파워풀한 보잉에서 나오는 고급진 소리, 긴 호흡의 프레이징, 서정적인 라인과 카리스마 있는 엔딩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슈만의 <환상소곡집, Op. 73>과 멘델스존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2번>에서는 그의 음악이 마치 물을 만난 고기처럼 생명력 있게 살아 움직이며 관객들에게 다가왔고, 윤이상의 곡 <노래>에서는 농현이나 슬라이드와 같은 한국 음악적 요소와 현대 음악적 요소가 예술적이고 완성도 있게 표현됐다. 

이 날의 프로그램은 첼리스트 못지 않게 피아니스트의 역량과 기량이 요구되는 곡들이었다. 현재 뉴잉글랜드 음악원의 풀타임 오페라 코치인 피아니스트 이지영은 각 부분의 필요에 따라 때로는 섬세하게 받쳐주고, 때로는 주도적으로 곡의 흐름을 이끌며 멋진 앙상블과 탄탄한 음악성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곡의 마지막 악장에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며 온 몸으로 연주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탄성이 터졌으며 관객들은 뜨거운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문태국은 다시 무대로 돌아와 자신이 대학 시절을 보낸 장소에 오랜만에 돌아온 소감과 한미예술협회의 초청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 앙코르 곡으로 멘델스존의 <무언가 Song without Words>를 우아하게 연주하며 음악회를 마무리했다.

한 관객은 “테크닉도 좋고 악기 소리도 너무 아름답고 너무나 잘 하는 연주이지만, 무엇보다 ‘진심’이 느껴지는 음악이라는 점에서 문태국의 음악이 정말 특별하다. 표현하기 힘들고 왜 그런 것인지 분석할 수는 없지만 그의 첼로와 음악에서는 깊은 진정성이 느껴진다.”라고 평하면서 감동을 전했다.

또 다른 관객은 “방금 끝났지만 다시 듣고 싶다. 요즘 젊은 첼리스트들 중 최고라는 평을 들었는데, 그 말이 과하지 않다 생각되었고 마음에 깊은 울림이 있었다. 직접 연주를 볼 수 있는 기회가 곧 다시 있기를 바란다.”는 바램을 전했다. 이 날 연주회에는 김재휘 총영사 부부가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으며, 많은 한인들 그리고 예상보다 많은 미국인 관객들이 함께 했다. 

문태국 씨의 데뷔 앨범 <첼로의 노래 Songs of the Cello>는 2019년에 워너 뮤직에서 발매되었으며, 올해 10월에는 바하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을 녹음한 음반이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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