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코리아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매사추세츠 자동차 보험료가 2022년 초부터 약 38% 급등하며,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두 배를 넘는 수준으로 올랐다. 지난해 매사추세츠 내 7대 주요 보험사는 평균 12% 이상 보험료를 인상했는데,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인상률이다. 특히 주내 16%의 시장 점유율로 두번째 규모인 가이코(GEICO)는 무려 26%에 가까운 인상을 승인받았다.

자동차 보험료의 이 같은 급등은 팬데믹 기간 동안 사고가 줄어들면서 보험료가 8%만 인상됐던 지난 3년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올해 들어 7대 주요 보험사는 평균 5% 인상을 승인받은 상태다.

2021년에 1,000달러였던 보험료를 낸 소비자는 이제 약 1,380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매사추세츠는 보험료 변동에 대한 공고나 요약을 공개하지 않아, 소비자들은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서류를 분석해야 정확한 인상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매사추세츠 공공이익연구단체의 입법 담당 디어드리 커밍스(Deirdre Cummings)는 “운전자에게 보험은 선택이 아니지만, 보험료는 철저히 감독되어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가격을 비교하며 적극적으로 시장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사는 막대한 이익을 챙기나

일부 소비자들은 보험사들이 높은 보험료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이는 실제로 상당부분 사실이다.

자동차 보험업계는 지난 팬데믹 기간인2020년에는 14.4%, 2021년에는 9.6%의 수익률을 올리는 등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2022년부터 보험사가 4.7% 손실을 기록했다. 보험회사를 이것을 빌미로 대폭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시작했다. 가이코의 경우 2023년에는 26%의 보험료를 인상했으며 올해는 추가 인상을 신청하지 않았다.

2023년 매사추세츠 자동차 보험사들의 수익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국 보험사들은 약 5%의 손실을 기록했다.

보험료 인상의 주요 요인

보험사들이 손실을 기록한 것은 자동차 수리비와 의료비 상승 등으로 인해 보험 청구 비용이 증가하면서다. 자동차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으며, 센서 데이터 분석과 배기가스 관리를 담당하는 컴퓨터 칩이 장착되어 있어 부품 교체 비용이 크게 올랐다. 매사추세츠 보험 연합의 크리스토퍼 스타크(Christopher Stark) 이사는 “1990년에 11개의 부품으로 구성됐던 혼다 시빅 범퍼가 이제는 26개 부품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은?

최근 운전자들의 부주의한 운전이 증가하며 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렉시스넥시스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젊은 운전자들 사이에서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부주의 운전 위반이 24% 증가했다. 매사추세츠에서는 교통사고 사망자가 지난 10년간 25% 증가했으나, 2023년에는 전년 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변화와 도난 문제도 보험료에 영향

기후 변화는 주택 보험료뿐만 아니라 자동차 보험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폭풍, 홍수, 우박 등으로 인한 손상을 입은 차량의 보험료 청구가 늘었다. 매사추세츠에서는 이 같은 손상을 커버하는 보험항목, 즉 종합보험(comprehensive insurance)이 선택 사항으로 제공된다. 또한, 차량 도난율도 2022년에 전년 대비 16% 증가하며 보험료 인상에 기여했다.

주정부는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방관하나?

매사추세츠의 자동차 보험료 급등에 대해 주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이는 보험사 간의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가 변경된 결과로, 과거와 달리 규제 권한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2008년 이전까지 매사추세츠 보험국(Division of Insurance, DOI)은 직접 보험료를 설정했다. 그러나 이 제도 하에서는 가이코와 프로그레시브 같은 대형 보험사들이 주 내에서 영업을 꺼렸다. 새로운 제도인 ‘관리 경쟁(managed competition)’이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은 자체적인 계산을 통해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게 되었고, DOI는 이제 경쟁 시장 유지와 보험사들의 재정 건전성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DOI는 보험사들이 예상하는 청구액, 수익, 운영 비용 등을 면밀히 검토하며,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과도한 보험료를 제한할 수 있다. 이러한 검토 과정에서는 DOI와 보험사 간의 수많은 소통이 이루어진다.

관리 경쟁 제도는 효과적일까?

이 제도는 보험사 간의 경쟁을 분명히 강화했다. 현재 매사추세츠에는 수백 개의 자동차 보험사가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7대 주요 보험사가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보험사로는 MAPFRE(19%), GEICO(16%), Progressive(9%), Safety(8%), Plymouth Rock(8%), Arbella(8%), Liberty Mutual(7%)이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은 보험사를 바꿀 때 더 저렴한 요율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소비자가 보험료를 낮추는 방법

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보험사를 비교하는 것이다. 경쟁은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보험사의 견적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매년 같은 보험사와 단순히 갱신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보험사로 변경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추가 절감 방법은?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개인적인 위험을 감수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본인 부담금(deductible)을 인상하면 사고 발생 시 본인이 먼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늘어나지만, 그만큼 보험료는 낮아진다. 보통 본인 부담금은 500달러에서 2,000달러 사이로 설정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선택적(Optional) 보장을 해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홍수나 자연재해로 인한 손해를 보장하는 종합보험(Comprehensive) 항목은 선택 사항이므로 이를 제외할 수 있다. 또한, 오래된 차량을 운전하는 경우라면 본인이 야기한 사고로 인한 차량 손상을 보장하는 충돌 보험(collision insurance)을 해지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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