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원앙 한쌍
??????  2024-06-24, 11:27:08 
한국뉴스에서 봤다. 서울 청계천에 원앙의 무리가 나타났단다. 사진으로 보기에도 삼삼한데, 모두 왠일인가 했단다. 원앙은 동아시아에 사는 텃새라 하고, 한국에선 천연기념물이란다. 이변인가, 길吉한 징조이길 바란다. 

나역시 오래전 결혼적에 목각원앙을 선물로 받았다. 금슬이 좋으라는 기원이라했고, 우리집 작은 아이 결혼적에도 제 이모가 선물했다. 같은 종류의 원앙인데, 아이들이 알기나 할까. 제어머니가 설명을 곁들여 대충 이야기는 해준 모양이다만, 좋은 선물이라 여긴다. 

나태주 시인이다. 완성이라 했다. 하긴 짝을 잃은 원앙이라면 보기에도 허전하다. 반쪽이 될테니 말이다. 집에 밥이 있어도 나는아내 없으면 밥 안 먹는 사람내가 데려다 주지 않으면 아내는서울 딸네 집에도 못 가는 사람우리는 이렇게 함께 살면서반편이 인간으로 완성되고 말았다.(나태주, 완성)

원앙은 길조吉鳥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녀석들은 일부일처는 아닌데, 암컷이 숫컷을 선택한다나. 그래서 그런가. 원앙은 숫놈이 훨씬 화려하다. 선택받기 위한 몸단장일 수도 있겠다. 

새라면 최인훈의 소설 광장에도 나온다. 인도로 향하는 화물선을 따라오던 갈매기 두마리를 말한다. 작가는 한국에 두고온 두모녀를 상징한다 했다. 나는 그 갈매기 한쌍은 부부관계일꺼라 넘겨 짚었다. 소설은 소설일테니 내 입맛대로 마음대로 해석한거다. 

옛적 한국엔 장승도 서있었다. 마을을 지킨다 했고, 부부 한쌍으로 나란했다. 장승들도 짝을 이루었으니, 부부금슬 역시 제법 이었을 터. 이제야 모두 구닥다리일진대, 아마 유물박물관에 전시되어 구경할 수는 있겠다. 이역시 목각인형으로 만들어져, 인사동에서 발견할 수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졸문은 결혼식 주례사처럼 되어 버렸다. 결혼선물로는 원앙금침도 빠지지 않는다.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창세기 2장 24절)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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