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 데뷔
비교적 차분, 경험 미숙 노출도


프레드 톰슨(Fred Thomson, 65) 전 테네시 주 상원의원이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9월 초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 약 한 달 만에 TV 토론회에 데뷔한 셈.
톰슨 후보는 지난 9일 미시간주 디어본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TV 토론회에 다른 대선후보 8명과 함께 참석했다. 이 날 대선 토론회에서는 정부 재정적자, 무역적자, 이라크 전쟁 등의 심도 있는 주제가 논의되었다.
톰슨 후보는 "그동안 다른 후보들의 토론회를 보는 것을 즐겼다."면서 "내가 없어서 (토론회가) 약간 지루했다."고 말했다. 가벼운 유머로 토론회 데뷔를 무리 없게 장식한 톰슨 후보는 짧은 시간 동안 편안한 인상과 능력 있는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동시에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톰슨 후보는 "우리는 미래 세대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들의 돈을 쓰고 있다."라며 정부의 재정적자를 비판하기도 했고, 이라크를 안정화시키도록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에 대응하려는 방안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톰슨 후보는 위험한 중국산 물품에 대한 수입제한은 찬성하지만 "자유무역에 등을 돌리는 것은 미국이 가서는 안 될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TV 토론회에서 톰슨 후보의 발언은 미국 보수층의 구미에 맞게 잘 조율되어 있었다. 공화당의 선거 전략가 스캇 리드(Scott Reed)는 "첫 번째 토론회라는 것을 고려할 때, (프레드 톰슨 후보는) 정말 잘했다"며 "그는 그가 해야 할 바를 충실히 수행했다"라고 그의 TV 토론회 데뷔를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토론 증 톰슨 후보가 불분명하거나 부정확한 말을 하기도 하여 타 공화당 후보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톰슨 후보가 토론회가 열렸던 미시간의 경기침체를 부정하는 듯한 모호한 발언을 하자, 전 MA 주지사 미트 롬니는 "미시간이 오랜 기간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의 언론들도 첫 번째 TV 토론회에 톰슨 후보가 구체적인 정책이나 지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인기 배우 출신인 톰슨 후보는 영화배우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전 대통령에 자주 비유되곤 한다. 정치적 성향도 레이건 전 대통령과 비슷해 공화당 내 전통 보수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톰슨 후보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미국인들이 2m가 넘는 큰 키에 편안한 인상을 주는 톰슨의 이미지를 좋아하고 있다. 게다가 '다이하드' '붉은 10월' 등 2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면서 CIA 국장, 검사 등 '고위직' 역만 골라 맡은 베테랑 배우로서의 경력도 그의 선거 운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실제 톰슨 후보가 악역을 맡은 영화는 단 한편도 없다. 최근 톰슨 후보는 NBC의 인기 드라마 Law & Order에 출연하기도 했다.

김진혁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