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정상회담 한국 현지반응 직접 취재
보스톤코리아  2007-10-10, 08:41:07 
2000년 정상회담에 비해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남북정상회담의 분위기를 보다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보스톤 코리아는 2007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의 반응을 장명술 편집장이 직접 취재하는 특집기사를 마련했다. 인터뷰 대상을 거리의 행상부터, 언론인,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으로 폭넓게 구성해 한국 현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자 했다. 한국에서 막 건너온 정상회담 반응을 들어보자.

1. 한국 거리의 반응
신촌 구두 수선점 김모씨: 정상회담이요? 정상이 아니죠. 임기 말기에 협정을 하면 누가 책임집니까? 다 모두 국민이 책임지는 것 아닙니까? 김대중 대통령이 가서 퍼줬는데 이번에도 가서 퍼주면 국민이 더 힘들어 지죠.
청계천 풍경: 10월 2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는 시점에 기자는 청계천에 나가봤다. 나름 사람들이 정상회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청계천에는 수많은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고 산책을 했지만, 정상회담에 대한 극적인 관심은 보이지 않았고 또 다른 일상처럼 행동했다.

2. 동포언론을 통해 본 세계의 반응
2007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리고 있을 그때, 서울 광화문에서는 '세계신문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세계신문전시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재외동포신문 발행인과 편집장들에게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각 국 한인 커뮤니티의 반응을 물어봤다.
유제만 (남미로 닷컴): 정상회담에 관한 관심이 거의 없다. 특히 남미에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조한철 (코리아 타임즈): 한국사람이면 관심이 없다면 거짓말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김성걸 (길림성신문):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과거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방문과 비교해보면, 과거에는 조선족 뿐만 아니라 한족들까지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국한족들은 그리 관심을 갖지 않는다.

예상했던 것처럼 지역에 따라 한인들의 정상회담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달랐다. 하지만 7년전 남북정상회담에 비해 이 번 정상회담에 관심이 줄었다는 데는 거의 모두가 동의했다.

3. 한국언론을 통해 본 정상회담
모든 한국언론은 정상회담을 탑(Top) 기사로 보도했다. 그렇다면 각 언론매체들은 남북정상회담을 어떻게 보도했을까? 각 언론의 서로 다른 관점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상이한 보도를 낳게 했을까? 인터넷으로는 알기 힘든 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주요언론들의 미묘한 입장차를 한 번 살펴보자.  

▶과연 언론보도만큼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까?
한국의 KBS는 2일 오전 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시민들의 반응, 워싱톤 및 중국의 반응을 취재해 보도했다. 그러나 기자와 인터뷰했을 때 정상회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과 그렇지 못한 시민이 반반이었지만, 실제 방송에 나왔을 때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도됐다.

▶한국신문들에 실린 정상회담 사진은 왜 다를까?
10월 3일 아침 정상회담을 보도한 주요 주간 신문의 1면 사진이 화제가 됐다. 이날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제외한 일간지들을 두 정상이 악수하는 사진을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두 정상이 의장대 사열을 받는 사진을 클로즈업해서 보도해 두 정상의 '표정'을 잡으려는 흔적을 보였다. 중앙일보도 의장대 사열 사진을 놓고 두 정상의 굳어진 얼굴을 보여주었다. 반면 동아, 한겨레 등 다른 신문들은 모두 두 정상이 악수하며 웃는 모습의 사진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사진을 제공한 연합뉴스 김승두 부장은 "아마도 조선과 중앙은 두 정상이 과거 김대중 대통령 때와 달리 무덤덤한 만남을 가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 이렇게 편집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인섭 시티뉴스 편집장은 "의장 사열대를 배열하여 환영하는 것은 상대방의 국가 원수에게만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조선과 중앙이 이 같은 면을 고려하지 않았느냐" 하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정상회담기간 신문 헤드라인은 '차분'
노 대통령은 2일 평양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청와대에서 담화를 갖고 "차분하고 실용적인 만남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실제적인 만남도 차분했다.
중앙일보는 "차분한 만남 '2000년 드라마'와 달랐다"라는 헤드라인을 뽑았고, 조선은 "남북정상, 7년만에! 반갑습니다!” 라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동아일보도 <2007년 평양 '차분한 만남'>이라는 헤드라인을 설정해 주요 일간지의 헤드라인도 비교적 차분했다.
하지만 한겨레 신문은 <다시 만난 남북정상 '한반도 평화'손 잡았다>라는 좀더 적극적인 시선을 헤드라인에 담기도 했다.

▶2007 남북정상선언 신문 일체 발표: 조심스런 조선일보와 비판적 중앙일보
2007 남북정상선언이 합의되자 모든 신문들은 일제히 이 소식을 전했다. 최근 한국내 안티조선 분위기가 거세져서인지 조선일보는 정상회담 보도에서 상당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특히 헤드라인은 자극적이지 않은 주제로 선택하는 행보를 보였다. 대신 한국내 2등 신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앙일보는 과감하게 비판적인 헤드라인으로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일보 헤드라인: (종전선언) 추진... 서해공동어로.백두산 관광도
중앙일보 헤드라인: 3-4자 종전선언 "미완의 합의" 노무현 김정일 부시 만날까?
이 같은 신문들의 행태들에 대해 한인섭 시티뉴스 편집장은 "최근 들어 중앙일보는 상당히 노골적인 자세를 취하는 반면, 조선일보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4.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인터뷰
보스톤코리아는 노무현 대통령 임기 초기에 법무부장관 직을 맡았던 강금실 전 법무장관과도 인터뷰를 했다. 우선 강 전 장관에게 노무현 행정부 전반에 대한 질문을 했다. 강 전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를 "철통 같은 원칙을 견지하고 실제적인 추진은 아주 천천히 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서 강 전 장관과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보스톤코리아: 노무현 임기 말에 정상회담 하는 것에 대해 비판이 많은데, 정상회담을 다른 대에 넘기고 천천히 추진하는게 더 좋지 않은가?
강금실 전 장관: (남북 정상회담은)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된 과제가 아니다. 노태우 대통령때 부터 추친됐다. 많은 사람들이 묵과하지만 노태우 대통령때 상당한 성과를 낸 ‘북방정책 남북기본합의서’로 정상회담의 바탕을 깔았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 정부에 와서 5년 동안 남북대화가 진전이 안됐다. 김대중 대통령에 와서 남북 정삼회담이 성사됐지만, 노무현 대통령 때의 경우 북핵문제 때문에 연기됐다.
그런 면에서는 정상회담이 늦었다. 서둘렀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늦었다고 할 수 있다.

보스톤에서도 그렇지만 한국에서도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논의는 현재 진행형이다. 남북간의 합의문 이행 노력에 따라, 그리고 남북관계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토론의 과정 중에 이번 회담의 중요성과 의의는 새롭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화장실 스캔들' 크렉 의원 의원직 유지키로 2007.10.15
'화장실 동성애 스캔들'로 사퇴 압박에 시달려온 미국의 공화당 소속 래리 크렉(Larry Craig) 아이다호 주 상원의원이 결국 의원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일단..
재선 앞둔 샘윤 솔직한 인터뷰 2007.10.15
▲ (상)6일 샘윤 의원이 올스톤 거리에서 한인들을 직접 만나 손을 뻗고 있다. ▲ (하)지난 6일 가위소리 주차장에 모여 올스톤 하버드 애비뉴 한인 상가를..
2007 정상회담 한국 현지반응 직접 취재 2007.10.10
2000년 정상회담에 비해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남북정상회담의 분위기를 보다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보스톤 코리아는 2007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한국의..
남북정상, 10.4 공동선언 발표 2007.10.10
걸어서 군사분계선 넘기부터 공동선언문 발표까지 2007 남북정상회담이 10월 2일부터 4일까지 2박 3일간 평양에서 열렸다. 1차 정상회담 이후 7년만에..
미국정계, 이라크전에서 국내 정치로 회귀 2007.10.10
헬쓰케어, 택스, 빈곤, 범죄 등이 정치계 화두로 이라크전,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공화_민주 양당의 논쟁은 2001년 9/11테러 발발 이후 수년간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