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독고다이 |
보스톤코리아 2024-04-29, 11:28:45 |
몇해 전이다. 한국에서 저명한 정치인이 자신에 대해 술회했다. 자신은 혼자인 ‘독고다이’이지만 정계와 사법계를 누비며 요직을 두루 거쳤다고 자랑했던 거다. 독고다이. 점잖은 말은 아닌데 어릴적 친구들과 장난삼아 나누던 단어이다. 뭔가 색다른 듯한데, 양아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낱말인게다. 누구는 이말은 獨固多異라 현대판으로 재해석했다. 혼자이기를 고집하며 많은 다른 사람과 다르다? 독불장군과는 다르다만, 그럴듯 하다 여긴다. 독고다이를 사전에서 찾았다. ‘주위의 일엔 무심하고, 홀로 행동하는 것, 또는 혼자서 결정하고 실행하는 그러한 사람.’ 외톨이라는 느낌인데, 왕따와는 어감이 다르다. 나한테 독고다이라면 얼핏 고독이란 말을 연상케 한다. 하늘을 낮게 나는 매를 본적이 있다. 녀석은 뭔가 먹이감을 발견했을 것인가. 무리 없이 오직 혼자만 유유히 날고 있으니, 말 그대로 독고다이 인게다. 김남조 시인이다. 혼자는 아니다. 누구도 혼자는 아니다. 나도 아니다. 실상 하늘 아래 외톨이로 서 보는 날도 하늘만은 함께 있어 주지 않던가. …. (김남조, 설일雪日 중에서). 동물의 왕국에서 나올 법하다. 야생 늑대들은 떼지어 움직이고 사냥한다. 독고다이는 없는데, 팀으로 여럿이 혐력/협동하며 살아가는 거다. 늑대는 미국영화에도 나온다. 늑대와 함께 춤을(Dance with Wolf )이다. 그 늑대는 분명 외로운 늑대였을 것이라 추측한다. 보스톤은 바닷가에 있다. 언제 가봤던가 가물거린다. 이 봄엔 바닷 내음을 한번은 맡고 바닷바람을 쐬어야 겠다. 가는 빗발이라도 날리면 낭만스러울 수도 있겠다. 혼자 갈텐데, 바다가 나에게 가르칠 게다. 그래, 기다려 봐. 시간이 문제야. 엉뚱하게 바울이 떠올랐다. 기독교 성경에 나오는 그 세인트 바울이다. 그 역시 따돌림 당하던 독고다이가 아니었을까? 저물매 거기 혼자 계시더니 (마태 14:23)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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