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경제위기가 공화당에 부정적 영향 미칠수도


최근 미국의 경제위기가 공화당의 대선운동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9월 24일자 U.S.News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파문의 여파로 닥친 경제위기가 공화당의 "새로운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이 일어나기 전까지 미국 보수층과 공화당 지지자들은 부시 행정부가 이루어놓은 경제적 업적이 이라크 전에 가려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해왔다. 익명의 한 보수 정치인은 "우리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이라크 전쟁과 경제의 순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과 보수 정치언론은 부시 대통령의 임기 6년 동안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고 실업률도 낮았다며 부시 행정부의 성공적 경제정책을 자랑해 왔다. 그들은 또한 공화당 후보가 부시 대통령을 잇는 미국의 다음세대 CEO로 손색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서브 모기지 파문에서 시작된 경제위기는 이라크 전뿐만 아니라 경제도 공화당의 약점으로 만들고 있다. 실제 2003년 이후 최초로, 지난 8월 미국경제는 하향세를 기록하며 위기국면에 접어 들었다. 서브 모기지 파문을 해결하기 위한 부시 행정부의 노력은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공화당의 기본철학을 흔들어 놓으며, 민주당이 내세우는 '큰 정부'와 유사한 금리안정 정책을 내놓게 만들었다.
또한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은 거품에 불과했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공화당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신이 생겨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부시 행정부는 단순한 위주의 공급자 경제정책을 쓰고 있다"며 이러한 경제정책은 "미국의 노동자들에게는 득이 될게 없다"고 현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여론조사 담당자인 스캇 래스머쓴(Scott Rasmussen)은 경기가 나빠질 경우 "분명 공화당은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경기침체는 공화당 후보들에게 불편한 화제거리를 하나 더 던져준 셈"이라 말했다. 래스머쓴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민주당은 윤리문제에서 도덕에 이르기까지 10개 조항 중 9개에서 공화당에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다. 경제문제에 있어서만 공화당이 민주당에 42:41로 1포인트 앞서 있다. 그러나 이 통계치가 8월 경제침체가 막 일어나는 시점에 조사된 것이기에, 지금도 공화당이 경제문제에 있어 민주당에 간발차로 앞서리라는 보장이 없다.
Strategas Research의 정치분석가 대니엘 클리프턴(Daniel Clifton) 또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사람들의 관심이 교육이나 헬쓰케어로 몰리기 때문에 공화당 보다는 민주당이 유리한 선거분위기가 형성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경제는 얼마나 대선에 영향을 주게 될까? 예일 대학의 경제학과 레이 페어 (Ray Fair) 교수는 경제지표를 통해 정치적 판도를 예상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그의 모델에 의하면 경제가 활성화될 경우 민주당은 2008년 대선에 52%의 득표를 하게 된다. 그러나 경제침체가 계속되면 민주당의 득표율은 55%까지 오르게 된다. 페어 교수는 그의 모델을 통해 2004년에 부시 대통령의 재선과 득표율을 거의 정확하게 예측해 내기도 했다.
모든 선거는 각 종 변수와 나름의 내적 요인에 따라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내기도 한다. 아직 08년 대선까지는 많은 시간이 있고, 새로운 상황이 민주나 공화에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예상하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현재의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공화나 민주 양 당 중 하나가 선거캠페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듯 하다.

김진혁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