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식스, 민권운동으로 확산
보스톤코리아  2007-09-29, 15:58:12 
미국의 사법제도와 인권문제에 대한 비판일어


미국 루이지애나주 제나의 흑인청소년 6명에 대한 인종차별적 법원판결로 유발된 '제나식스(Jena 6)' 사건의 여파가 미국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제나식스 사건을 통해 가난한 흑인에게 불공평하게 적용되는 미국의 사법제도가 다시금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으며, 이 사건이 미국의 '제2 민권운동'이 될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8월초 제나의 한 고등학교에서 일어났다. 당시 학교측이 몇몇 흑인 학생들에 대한 체벌 목적으로 운동장 주변의 한 나무 아래 앉아 있도록 했다. 이 나무는 평소 백인학생들끼리 잘 모이는 장소로 알려진 곳이었다. 다음날 그 나무에 목을 매는 세 개의 올가미가 걸려 있었다.
올가미 사건을 계기로 이 학교의 흑인과 백인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었고, 결국 2006년 12월 흑인학생 6명이 백인 학생 한 명을 집단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측은 집단폭행 가해자인 이 학생들을 정학시키는 것으로 사태를 종결지었다.
그러나 문제는 법원이 이들 학생에게 유죄판결을 내리면서 확대됐다. 이 6명의 학생들을 성인 재판으로 넘겨져 살인미수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이 중 5명에게 폭행혐의에 대한 유죄판결이 내려지게 됐다.
유죄판결을 받은 흑인학생들은 사건 당시 루이지애나주 기준 법적 성인인 17세에 미달하는 16세였다. 하지만 이들은 청소년 법정이 아닌 성인법정에서 백인들로만 구성된 배심원들로부터 재판을 받았다. 결국 6명 중 5명은 가중폭행으로 혐의가 경감된 후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나머지 1명은 여전히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이후 학부모는 물론 흑인 인권단체까지 거세게 반발하면서 올가미를 내건 백인 학생들은 처벌하지 않고 흑인 학생들만 처벌한 것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며 불평등이라고 항의하고 나섰다.
나머지 흑인학생 1명에 대한 법정심리가 이뤄진 지난 9월 20일에는 미국 곳곳에서 수천명이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 '블랙파워'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제나에는 5만명의 시위자가 몰렸고, 뉴욕과 워싱턴에서는 수천명이 검은 옷을 입고 '프리 제나식스'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을 들고 행진했다. AP통신은 '제나식스' 사건과 시위로 미국사회가 민권운동이 일어났던 1950~60년대로 되돌아간 듯하다고 보도했다.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Jesse Jackson) 목사는 "이번 시위는 여섯명의 학생들을 위해 정의를 세우기 위한것"이라며, "실제 미국의 모든 주에 '제나'가 있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도 제나의 대규모 항의시위에 대해 "(이번 사건은) 정말 우려스럽고 슬픈 일"이라며 "현재 법무부와 FBI가 상황을 주도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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