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싸움장으로 변한 유엔 총회
보스톤코리아  2007-09-29, 15:57:19 
부시 대통령 연설에 반미 국가정상들 반격


25일 시작된 유엔 총회 각국 대표 연설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반미 국가 정상들의 말 싸움장이 됐다.
작년 유엔 총회 연설에서는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을 '악마'라고 불러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비록 이번 총회에는 차베스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지만, 회장은 반미 국가 정상들과 부시 대통령 사이의 독설로 가득 찼다.
올해의 논란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로부터 시작되었다. 오전 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벨로루시, 북한, 시리아, 이란 등을 "야만정권"이라 부르며 이들 국가가 "인권선언에서 규정한 국민들의 기본권리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부시 대통령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 등의 인권억압에 침묵하고 있으면서 유독 이스라엘만 비판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게다가 부시 대통령은 "쿠바에서 잔혹한 독재자의 장기 통치가 종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의장을 간접 비판했다. 이에 쿠바 대표로 참석한 펠리페 페레즈 로게 외무장관이 항의의 표시로 회장에서 퇴장했다.
쿠바는 성명을 통해 외무장관의 퇴장은 "부시 대통령의 오만한 발언에 대한 강력한 거부의 표시"라고 밝혔다. 쿠바는 또한 부시 대통령은 60만명 이상의 이라크인 이 살해된데 책임이 있고 관타나모 수용소에서의 고문을 승인했다고 비난했다.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 역시 대표 연설을 통해 미국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는 오히려 지지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세계가 '북미 제국'이라는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거대한 절대권력 하에 있다"면서, 소수의 제국주의자들이 다수의 사람들을 가난하게 만들고 남미와 아프리카 이민자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폭탄을 투하한 국가인 미국이, 이란과 북한의 평화적 목적으로 핵을 확보하려는 권리에 문제를 제기할 권리가 없다"고 역설했다.
오후에 연설을 한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미국이 비밀감옥 설치와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는 재판과 도청을 통해 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타국가의 인권억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인권을 절대적으로 옹호하는 국가들이라고 자처하는 특정 강대국 세력들에 의해 인권이 광범위하게 침해되고 있다"며 미국을 비꼬았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동안 미국 측은 기록 요원만 남긴채 자리를 비움으로 항의 메시지를 표현했다.

김진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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