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백신' 선구자에 노벨생리의학상…"코로나 종식에 큰 기여" |
면역반응 회피 mRNA 합성기술 개발…신종 감염병·난치암 등에 활용 확산 |
보스톤코리아 2023-10-02, 09:31:07 |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오진송 기자 =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크게 기여한 커털린 커리코 헝가리 세게드 대학 교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의대 드루 와이스먼 교수에게 돌아갔다. mRNA에 대한 두 연구자의 꾸준한 연구 성과가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이어진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들이 연구한 mRNA는 생명체 내 모든 세포의 구성 요소로,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전령'(전달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정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지시(유전정보)를 담은 mRNA가 세포 내로 들어가면 원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이 mRNA가 매우 불안정한 물질인 동시에, 의도치 않게 강한 면역반응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었다. mRNA를 백신으로 쓰는 전략은 1990년대부터 등장했지만, 이런 면역반응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실제 임상에 쓰는 데는 제약이 많았다. 카탈린 커털린 커리코와 드루 와이스먼 박사팀은 2000년대 중반 mRNA의 4개 염기 중 변형된 뉴클레오사이드(nucleoside)를 이용해 mRNA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선천적인 면역반응을 회피하고,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을 처음으로 고안해냈다. mRNA의 염기를 교정함으로써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을 피해 간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배성만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mRNA백신이 신속하게 개발된 것은 이러한 mRNA 변형 기술의 응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백신 제작기술은 백신을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기존에 사용된 바이러스 백신의 경우 약화한 바이러스나 죽은 바이러스 형태의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해당 바이러스가 필요했다. 이 바이러스가 있어야 생백신이나 사백신 형태로 인체 내에 주입함으로써 면역체계가 이에 대한 항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를 얻기 위한 세포 배양과 증식 등에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게 큰 단점으로 꼽힌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제갈동욱 교수는 "mRNA 백신은 염기 교정 기술을 이용해 화학적으로 합성할 수 있어 세포배양 단계가 필요 없다"며 "이를 통해 백신 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단축했고, 인체 세포의 유전자에 병합하지 않아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mRNA 기술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뿐 아니라 암 극복이란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mRNA 백신으로 코로나19 돌파구를 열었던 모더나는 미국 머크(MSD)와 함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mRNA 기반 새 치료제를 임상시험한 결과, 암 재발 위험을 44%나 낮췄다고 최근 보고했다. 이 치료제는 현재 임상 3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또 바이오앤텍은 로슈와 손잡고 난치암의 대표 격인 췌장암을 대상으로 한 mRNA 기반 백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16명의 환자 중 T세포 면역반응이 일어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재발률이 훨씬 낮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세훈 교수는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분명한 것은 mRNA 기반의 새 치료제 개발이 향후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외에도 난치성 소아 감염병인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에도 mRNA 기반 기술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혁진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mRNA 기술은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뿐만 아니라 피부암과 같은 특정 암에 대한 백신 개발도 진행 중"이라며 "만약 또 다른 팬데믹이 왔을 경우 바이러스 항원에 대한 디자인이 확보된다면 mRNA 생산부터 패키징까지 보통 3주 이내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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