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이웃나라는 고를 수없다
보스톤코리아  2023-09-04, 11:25:46 
이스라엘이 건국 할 당시라 했다. 그게 1920년대 쯔음일 텐데, 영국이 제안했단다. 새로 건국할 땅을 추천했다는 거다. 아프리카 우간나나 남태평양 한가운데 뉴질랜드 또는 남미 아르헨티나 중 하나를 고르라 했단다. 이스라엘의 대답은 당연한 거절이었던 바. 예루살렘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것. 나라가 통째로 이사 갈수는 없다는 거다. 

한국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 이름하여 고려인의 강제이주인데, 그게 1930년대 말이라 했다. 만주와 연해주에 거주하던 수많은 고려인들이 강제로 중앙아시아로 이주했던 거다. 숫자는 17만여명에 이른다 했고, 큼직한 도시하나가 온전히 옮겨진 거다. 유튜브에서나 볼 수있는 광경이다. 고려인들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을 터. 

시 한편이다. 새벽 잠 깨어 차창에 붙어 앉아별밭 하늘을 별밭 하늘을 바라본다깊고 고요한 한 겨울 밤 겨울밤어둔 하늘이 푸른 바닷물 들인 듯별 밭의 별들 투명하여 찬연하다
하늘엔 반짝이는 별 밭하늘엔 별 떨기 떨기
(한상완 작시,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에서)

오래전이다. 이런걸 식민사관이라 하는지 아니면 피해의식인지 그건 모르겠다. 그러나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남에게 침략을 당하기 딱 좋은 위치에 있다는 거다. 만주를 머리에 얹었고, 일본은 뒷꽁무니에 달고 있다. 한반도가 토끼의 형상이라면 가슴과 배에는 중국대륙을 향해 있는 거다. 일본이야 방파제 역할을 한다만, 거리상 너무 가까운 이웃이다. 

이웃나라는 고를수 없다. 한국 역시 그러했을 지도 모른다. 차라리 이사갈 수있다면. 그런데 간다면 어디로 갈 것인가? 동네 주위환경을 나빠도 그냥 살아내야 한다. 나라가 이사갈 방법은 아예 없으니 말이다. 이사갈 수없다면 척지지 않고 살아야 할까 보다. 

유튜브에서 봤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한국으로 봉환되었다는 뉴스였다. 장군은 독립운동가였는데, 그역시 고려인 강제이주때 일원이었다고 했다. 유해가 돌아올 적에 한국 전투기들이 날개를 저으며 호위했다던가. 전투기조종사의 경례 모습엔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 (야고보2:8)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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