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상륙 미 서남부, 1년치 비의 절반 하루에 내려…사막에 홍수 |
팜스프링스 등 역대 8월 최대 강수량…911 전화 회선도 끊겨 캘리포니아 3만8천가구 정전…열대성 저기압 네바다로 이동 |
보스톤코리아 2023-08-21, 19:19:50 |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서남부 지역에 수십 년 만에 열대성 폭풍이 상륙하면서 연중 건조한 이 지역에 하루동안 1년치 강우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상당량의 비가 내리는 등 역대 여름철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또 폭풍의 세력은 약해졌지만, 저기압 중심부의 비구름이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계속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돼 피해가 우려된다. 21일(현지시간) 미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미 서부시간) 기준으로 열대성 저기압 '힐러리'의 중심부는 네바다주 서남부를 지나고 있다. 지난 18일 강력한 허리케인으로 발달했던 힐러리는 20일 멕시코를 지나면서 열대성 폭풍으로 위력이 감소했고, 미국으로 북상해 캘리포니아 남부를 지나면서 하루 만에 열대성 저기압으로 약해졌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남부를 강타한 폭풍은 폭우를 몰고 와 곳곳에 물난리를 일으켰다. 지방 기상청(NWS)에 따르면 사막 지역에 있는 휴양지로 유명한 팜스프링스에는 전날 하루 동안 3.18인치(8.07㎝)의 비가 내려 93년 전인 1930년 8월 1일의 2.03인치(5.16㎝)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곳에는 평균 강수량 기준으로 반년 동안 내릴 비가 불과 6시간 만에 쏟아졌다. 또 캘리포니아에서도 날씨가 좋기로 유명한 샌디에이고에는 전날 하루 동안 1.82인치(4.62㎝)의 비가 내려 역대 8월 강수량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전의 8월 최대 기록은 46년 전인 1977년 8월 17일의 1.80인치(4.57㎝)였다. 이례적인 폭우로 이들 지역 곳곳에서 침수, 정전 등 피해가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무릎까지 빗물이 차오른 샌디에이고 노숙자 밀집 지역에서 13명이 소방대에 구조됐다. 팜스프링스와 가까운 랜초 미라지에서는 종합병원인 아이젠하워 메디컬센터 응급실이 침수돼 직원들이 몇 시간 동안 물을 퍼내야 했다. 팜스프링스에서는 3개의 주요 도로가 폐쇄됐고, 침수 지역에 사람들이 고립돼 구조된 사례도 최소 3건이 있었다. 또 팜스프링스 경찰국은 911 응급 전화 회선이 끊겼다면서 긴급 상황 발생 시 911에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가까운 경찰서·소방서에 연락하라고 안내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미국의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으로 캘리포니아주의 3만8천816가구에 전기가 끊긴 상태다. 힐러리는 기세가 약해지긴 했지만, 네바다 등 내륙 지역에도 많은 비를 뿌려 국지성 홍수를 일으킬 수 있다고 미 기상청은 경고했다. 네바다 일부 지역은 최대 12인치(30.48㎝), 오리건과 아이다호 일부 지역은 최대 5인치(12.7㎝)의 강수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울러 국립허리케인센터는 대서양에서 멕시코만을 향해 이동 중인 또 다른 열대성 저기압도 주시하고 있다. 이 열대성 저기압은 열대성 폭풍으로 발달할 확률이 80%로 관측됐다. 예보관들은 이날 늦은 오후에 멕시코 북부와 텍사스 해안에 열대성 폭풍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될 수 있다며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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