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대입시 “어퍼머티브액션” 사용 금지 판결
보수 우위 대법원, 6대 3으로 어퍼머티브액션 위헌
흑인·히스패닉 대입 타격 전망, 아시아계는 지켜봐야
보스톤코리아  2023-06-29, 11:38:35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연방 대법원은 대학 입시에서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정책, 소위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 적용을 금지하는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거의 반세기에 가까이 대학들이 인종의 다양성을 유지키 위해 사용해왔던 도구인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정책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지난해 법정에 제출된 연구 분석에 따르면 이번 판결로 인해 미국내 명문대학에서 흑인, 라티노, 그리고 미 원주민들의 입학 수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29일 이날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하버드대의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제도가 평등 대우를 보장하는 헌법 14조를 위반했다며 6대 3 및 6 대 2로 폐지 판결을 내렸다. 하버드대 판결에서는 9명의 대법관 가운데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이 해당 대학과 관련성을 이유로 결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공정 입학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이하 SFA)이 2014년 소수인종 우대 입학 제도로 백인과 아시아계 지원자를 차별했다며 노스캐롤라이나대와 하버드대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소송은 이번 대법원의 기념비적인 판결로 미국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장인 존 로버츠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서 "너무 오랫동안 대학들은 개인의 정체성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기술이나 학습 등이 아니라 피부색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내려왔다"면서 "우리 헌정사는 그런 선택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소수 의견에서 "수십 년 선례와 중대한 진전에 대한 후퇴"라고 비판했다.

지난 5월 AP와 NOTC센터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성인들은 대학들이 입시과정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것을 법원이 금지시켜서는 안된다고 답했지만 인종요소가 입학여부를 결정하는데 주요 기준으로 사용되서는 안된다고 답했었다. 

1978년 이후 40여년간 유지한 판결을 뒤집은 이번 대법원의 이정표적인 판결은 일반 대학을 지원하는 경우 큰 영향이 없지만 가장 경쟁이 심한 명문대학 입시에서는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소수인종 우대정책의 주요 수혜자로 꼽힌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들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캘리포니아주가 이 정책을 금지한 뒤 일부 학교의 경우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의 입학 50% 가량 줄었다고 ABC방송은 보도한 바 있다.

대입에서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소수인종 배려 입학 정책은 1961년 전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정부 기관들은 지원자의 인종, 신념, 피부색, 출신 국가와 무관하게 고용되도록 적극적(affirmative)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이 행정명령으로 고용 부문에서의 차별금지 조치가 실시된 데 이어 각 대학도 소수인종 우대 입학정책이 도입됐다.

이 조치로 주요 대학에서 흑인의 입학 비율이 올라가는 등 차별 시정의 성과를 거뒀으나 이후 인종에 따라 대입시 사실상 가산점을 주는 이 정책이 백인과 아시아계를 역차별한다는 주장이 꾸준하게 제기됐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캘리포니아, 미시간, 플로리다, 워싱턴, 애리조나, 네브래스카, 오클라호마, 뉴햄프셔, 아이다호 등 9개 주는 공립대에서 인종에 따른 입학 우대 정책을 금지한 상태다.

연방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미국 대학들의 입시 방식 변경도 불가피해졌다. 대학들이 대법 판결에 따르면서도 교육 다양성 확보를 위해 시험 성적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거나 다른 유형의 입시 제도를 도입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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