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북한 노동자 대거 고용한 中 단둥, 의류 생산거점 부상
400여개 의류업체 토종·해외업체 제품 위탁 생산…공장 증설 잇따라
북한의 값싼 노동력, 남한이 아닌 중국이 덕 봐
보스톤코리아  2023-06-13, 10:26:43 
단둥의 의류 생산업체 [단동일보 캡처]
단둥의 의류 생산업체 [단동일보 캡처]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북한과의 최대 교역 거점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이 값싼 북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의류 생산기지로 부상했다.

13일 단둥일보에 따르면 현재 단둥에는 400여개의 의류 생산 업체들이 중국의 토종 유명 스포츠 의류 업체들과 글로벌 브랜드들의 제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올해 1∼4월 단둥의 의류 생산 규모는 10억위안(약 1천800억원)에 육박해 북중 교역에 의존했던 단둥의 새로운 성장 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단둥일보는 전했다.

1980년대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던 단둥의 의류 산업은 최근 들어 화학섬유와 면화, 양모, 실크 등으로 생산 제품을 다각화하고 방직과 직물, 염색, 의류 제조까지 일괄 생산하는 의류·섬유 공급망을 갖췄다.

2012년 설립된 단둥의 대표적인 의류 생산업체인 란광의류유한공사는 4천만위안(약 72억원)을 투자해 18개의 생산라인을 갖춘 공장 증설공사를 최근 마쳤다.

신설 생산라인 가동에 따라 이 업체는 연간 매출 1억위안(약 178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의류업체 하이허구유한공사도 1억2천만위안(약 213억원)을 들여 연내 연면적 3만3천㎡ 규모의 공장 2개와 연구개발(R&D) 시설을 증축, 생산라인을 20개 더 늘릴 계획이다.

이 업체는 올해 1분기 20만 건 이상의 주문을 받아 순이익 360만위안(약 6억4천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30% 증가한 것이다.

동북 변방의 작은 도시 단둥이 중국의 의류 생산 거점으로 떠오른 것은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현재 단둥에는 5만∼8만명의 북한 노동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의류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의 1인당 급여는 2천500∼4천위안(44만∼71만원) 수준으로 중국 노동자들의 인건비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들은 공장 내 기숙사에서 단체 생활을 하며 규율이 엄격한 데다 손재주도 좋아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의 젊은 층이 힘들고 단조로운 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하거나 툭하면 퇴사해 인력난을 겪는 다른 지역 제조업체들과 달리 이탈 염려가 없는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한 단둥의 의류업체들은 생산라인을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로 곳곳에서 도시가 봉쇄되고 공장 가동이 중단돼 생산이 차질을 빚던 당시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한 단둥의 의류업체들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생산량을 늘려 큰돈을 번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3년 만에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국경 봉쇄를 해제했으나 북한이 여전히 도로 개통과 인적 왕래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코로나19 유입 우려와 함께 단둥 등 북중 접경 지역에서 외화벌이하는 북한 노동자들을 계속 잔류시키려는 의도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엔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해 2017년 12월 채택한 대북 제재 결의를 통해 회원국들이 2019년 12월 22일까지 북한 노동자들을 전원 북한으로 송환하도록 했다.

그러나 2019년 말 우한에서 시작된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020년 초 북중 국경이 봉쇄되면서 중국 내 북한 노동자 송환이 중단됐으며 북중 국경이 열리면 이들의 송환 문제가 국제적인 이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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