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32세 풍월주風月主 신공信功(14)
보스톤코리아  2023-04-03, 13:00:43 
자의태후(신문왕의 모후)의 유일한 남동생 김순원에게는 딸 둘과 아들이 하나가 있었다. 장녀는 제33대 성덕왕의 왕후가 된 소덕왕후(점물왕후)이다. 성덕왕과 소덕왕후의 장남 김승경은 제34대 효성왕이고, 차남 김헌영은 제 35대 경덕왕이다. 뿐만아니라 김순원의 차녀는 효성왕의 왕후가 된 혜명왕후이다. 그러니 효성왕은 김순원에게 사위이자 외손자이고, 경덕왕은 외손자이다.
성덕왕에게는 김순원의 딸을 왕후로 맞이하기 전에 이미 왕후가 있었다.
성덕왕 김융기(김흥광, 초명은 천중天中이었다. 그의 이름은 융기隆基였으나, 당나라로 부터 현종玄宗과 이름이 같다는 항의로 흥광興光으로 개명하였다)는 형 효소왕434) 을 이어 702년 제 33대왕으로 즉위하였다. 효소왕에게는 자식이 없었기에 왕위는 동생인 성덕왕에게로 이어졌다. 그리고 성덕왕은 704년 김원태金元泰의 딸을 왕후로 맞이하였다. 성덕왕은 재위기간 중 ‘지나친 남발’이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여러 차례 죄수들에 대한 사면령을 내렸다. 성덕왕의 치세 기간에는 가뭄을 비롯한 많은 천재지변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래서 여러차례 백성들에게 구휼미를 내리고 친히 순시하여 백성들을 위로하기도 하였다. 성덕왕 대에 한산주 도독을 지낸 김대문은 그 당시 ‘화랑세기'를 집필하였다(704년).
성덕왕은 704년 5월 김원태의 딸을 왕후로 맞았다. 그가 성정왕후成貞王后(배소왕후, 또는 엄정왕후)인데 뚜렷한 연유(기록으로만 볼 때)도 없이 12년 후에 출궁되어 궁밖에서 살았다. 그리고 출궁 당시 빈손이 아니라 채색비단 5백필, 밭 2백결結, 조租 1만 섬, 그리고 집도 받았다. 일설에는 성정왕후의 친정 아버지인 김원태가 19세 풍월주를 지낸 김흠순435) 이라고 하는 견해가 있다. 그래서 12년 전에 자신을 왕으로 추대했던 가야파의 세력을 제거하려는 의도에서 친정체제를 굳힌 후 가야파를 제거하고, 성정왕후도 출궁하였다는 것이다. 폐비든 출궁이든 죄인의 몸인데 대저택과 많은 재산을 내렸다는 것은 어딘가 좀 석연치가 않다. 그래서 또 다른 설은, 성정왕후가 아마도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식도 없었다고 전해지는 전왕 효소왕의 왕후라는 것이다. 그리고 성덕왕의 첫 왕후는 엄정왕후라는 설이다. 기록을 믿어야 겠지만, 왕후 한 명이 가진 시호가 여러개라서 이런저런 가설이 있는 것같다. 성덕왕과 성정왕후 사이에서 태어난 딸(사소부인)은 김효방에게 출가하여 김양상을 낳았고, 이 김양상이 ‘김지정의 난’ 을 진압한 후, 혜공왕마저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제37대 선덕왕이다.436) 신라시대의 56왕 중에서 가장 미스테리한 왕이 선덕왕 김양상인데 삼국사기에는 내물왕의 10세손이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이 기록을 믿는 이는 별로 없다. 화랑세기와 함께 고증해 보면 김양상의 아버지 김효방이고, 효방의 아버지는 702년(성덕왕 원년)에 중시에 오른 김원훈이다. 결과적으로 제37대 선덕왕은 선대가 내물왕계, 즉 신라계가 아니라 가야계임이 밝혀진다. 원훈이 김흠순의 막내 아들이니 김원태가 흠순의 아들이라면, 그의 딸 성정왕후와 성덕왕이 낳은 딸 사소는 어머니의 사촌인 김효방과 혼인하였다. 이를 증명하듯 선덕왕을 이어 즉위한 원성왕 김경신은 즉위와 동시에 경덕왕과 성덕왕(선덕왕의 외조부)과 개성왕(선덕왕의 아버지, 추존왕)의 사당을 허물고 자신의 부친과 조부와 증조부의 사당을 세웠다. 
또한 성정왕후의 아들 김중경은 효상태자로 차기 왕위 1순위였지만, 어머니가 출궁당한 다음해(717년) 사망하였다. 또 다른 아들은 곧 불교에 귀의하여 승려의 길을 걸었다. 성정왕후가 출궁당하는 716년 분명히 모종의 정란(친위 구데타)이 있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역사의 한 장면이다. 
그리고 나서 성덕왕은 720년, 김순원의 장녀를 왕후로 맞이하였다. 그녀가 소덕왕후(점물왕후)이다. 아들 승경(효성왕)과 헌영(경덕왕)을 낳고 724년에 조졸하였다. 
434) 효소왕 김이홍은 687년에 태어났다. 4세에 태자에 책봉되었고, 692년 아버지 신문왕이 사망하자 5세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 그래서 모후인 신목왕후가 섭정을 하였다. 효소왕은 불행하게도 15세 때인 702년 사망하였다. 그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자녀들도 없다. 그래서 동생인 김융기가 차기 왕위를 이었다.

435) 김흠순은 부모가 김서현과 만명부인으로 김유신의 친동생이다. 삼한의 영웅 김유신의 위세와 삼국사기의 열전 10권 중에서 김유신을 3권이나 할애한 김부식에 의해 비교적 후세들에게 왜소하게 각인되어 있지만, 화랑세기의 기록만으로 볼 때, 김흠순은 결코 형 김유신에 못지 않은 삼한의 영걸이었다. 문무왕 김법민은 자신의 동생 김인문과 김유신, 흠순 형제를 신라의 3보三寶라고 극찬하며 모든 국사를 함께 의논하고 삼국통일을 이룩하였다. 화랑세기에 의하면 김흠순에게는 9남 3녀가 있었는데 이름이 전하는 아들은 4명(3남 반굴, 4남 원수, 6남 원선, 9남 원훈) 뿐이다. 그래서 김원태가 흠순의 아들인지는 확인되고 있지는 않지만, 김흠순의 9남 원훈의 아들이 김효방의 부인이 사소이고, 그들의 아들이 선덕왕 김양상이다.  

436) 삼국유사에는 반란을 일으킨 김지정이 혜공왕을 죽였는지 난을 진압한 김양상, 김경신이 죽였는지의 기록이 없다, 반면에 삼국유사에는 김양상과 김경신이 살해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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