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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복은 김서현의 딸 정희와 결혼하여 아들 흠운과 흠돌, 딸 흠신을 낳았다.

김흠운은 일찍이 격검술이 신기神技에 달해 당대 아무도 겨룰자가 없었다는 8세 풍월주 문노의 휘하에서 화랑이 되어 무예를 수련하였다. 그는 어릴 때부터 화랑의 명예와 기개를 중하게 여기며, 전쟁터에서 늠름하고 당당하게 이름을 남기고 죽어간 옛 선배 화랑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고, 자신도 기꺼이 나라를 위해 명예롭게 목숨을 바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성장하였다.

김흠운은 진골 귀족의 신분임에도 늘 휘하의 병사들과 함께 풍찬노숙을 하며 그들과 생사고락을 같이하였다. 655년 조천성助川城(현 충청북도 영동군)에서 벌인 백제와의 전쟁에서, 그는 낭당대감으로 병사들을 이끌고 출전하였다. 그의 부대는 양산 아래에서 백제군의 야습을 받았다. 그는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퇴각하지 않고 싸우다가 불행하게도 전사하였다. 당시 그를 따르던 병사들도 죽음을 무릅쓰고 싸웠다. 대표적으로 예파穢破, 적득狄得, 보용나寶用那 등이 지휘관인 김흠운의 죽음에도 퇴각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다 함께 전사한 화랑의 표상들이었다. 후일 신라 사람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양산가陽山歌라는 노래를 지어 불렀다. 아쉽게도 그 내용(가사)이 전하지 않는다.

김흠운의 출생년월일이나 결혼 시점은 기록에 없지만, 그는 이미 655년 전에 태종무열왕의 딸 요석공주를 아내로 맞아 두 딸을 두고 있었다. 그 중 한명이 제31대 신문왕의 계비(신목왕후)가 되어 아들 4명을 낳았다. 장남이 효소왕 김이홍(이공)이고, 차남이 성덕왕 김흥광(융기)이며, 삼남이 김근질, 막내가 김사종이다.

김훈운의 갑작스러운 전사로 요석공주는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었다. 요석은 몇년 후 원효와 결혼하여 설총을 낳았다. 설총은 이두吏讀(한자를 신라어로 치환, 해석한 표기법)를 창시하였다. 설총은 강수强首와 최치원崔致遠과 함께 신라의 3문장이며, 신라 10현賢이고 동방18현431) 이다.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은 설총을 우리나라의 유교 시조라고 하였다.

김달복의 또 다른 아들 김흠돌이다. 흠돌이 627년에 태어났는데 흠운의 출생년도가 기록에 없고, 또한 어느 기록으로도 누가 형인지 아우인지 알 수가 없다. 다만 그들이 형제라는 기록이 있을뿐이다. 흠돌은 27세 풍월주를 역임하였다. 그의 어머니는 김유신의 동생이고, 부인은 김유신의 장녀이다. 즉 흠돌은 김유신에게 생질이자 사위가 된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김유신에게는 장남 삼광을 비롯하여 아들 다섯을 두었다. 그들의 이름도 전한다. 그런데 딸은 이름이 없이 넷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 자녀들 모두 김유신이 환갑년에 맞이한 부인 지소(김춘추의 딸)의 소생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화랑세기의 기록을 보면 김유신은 612년 무렵에 영모와 결혼하여 4여 1남(딸 진광, 신광, 작광, 영광 그리고 아들 삼광)을 두었다. 그러니 지소의 장남으로 등장하는 삼광의 남동생 넷만이 지소의 소생이라고 보여진다.

흠돌은 두각을 나타낸 화랑으로 풍월주가 되기도 하였지만 여러가지 악행을 많이 저질렀다. 화랑의 우두머리 풍월주가 된 것은 지도력이나 포용력이 있었다기 보다는 이모인 문명태후의 권력에 힘입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매부이자 26세 풍월주를 지낸 진공과 함께 낭정郎政을 어지럽히면서 점점 궤도를 벗어나게 되었다. 계속되는 그의 악행은 권력을 잡은 후에는 남용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681년 역모를 일으켰다. 그는 정처 진광으로부터 딸을 한 명 낳았는데 그 딸이 정명태자의 부인이 되었다. 681년 신문왕으로 즉위한 정명은 흠돌이 난을 일으키자 왕후 김씨를 역적의 딸이라며 폐비하였다. 그리고 새로 들인 계비는 김흠운의 딸인 신목왕후이다. 결국 사촌이 자리 바꿈을 했다.

김흠운은 정처 진광 외에도 후처가 있었다. 김호원432)의 딸 언원言元으로, 그들이 낳은 아들 흠언이 31세 풍월주를 지냈고, 딸은 30세 풍월주 김천관과 결혼하였다.

김달복과 정희 딸 흠신(흠돌의 누나)은 처음 보로전군(부모는 진평왕과 보량)의 부인이었는데, 26세 풍월주 진공의 ‘남자다움’ 에 마음을 빼앗겼다. 이에 진공은 흠신이 질병이 있다고 소문을 내어 보로가 그녀를 버리게 하였고, 결국 흠신은 진공의 부인이 되었다. 흠신과 이혼한 보로는 김유신의 셋째 딸 작광을 부인으로 맞았다.

431) ‘동방18현東方十八賢’은 신라, 고려, 조선 시대를 걸치면서 최고의 정신적 지주에 올라 문묘에 종사從祀된 18명의 유학자를 말한다. 동배향 1위位 부터 9위는 설총, 안유, 김굉필, 조광조, 이황, 이이, 김장생, 김집, 송준길이고, 서배향 1위부터 9위는 최치원, 정몽주, 정여창, 이언적, 김인후, 성혼, 조헌, 송시열, 박세채이다. 이중 설총과 최치원은 신라 시대 사람이고, 안유와 정몽주는 고려 시대 사람이며, 나머지는 모두 조선 시대 인물들이다.

432) 진평왕과 태양공주의 아들로 형 태원과 함께 성골이기에 진평왕을 이어 왕위계승권이 자신들에게 있었다고 늘 주장했지만, 왕위가 선덕여왕에게로 가자 항상 조정에 불만을 품고 살았다. 그의 아들 흥원은 흠돌과 함께 ‘흠돌의 난’ 의 주모자로 일족이 처형 당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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