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32세 풍월주風月主 신공信功(3)
보스톤코리아  2023-01-16, 11:50:36 
신라의 최초 중시中侍418) 는 화랑 출신의 죽지竹旨가 역임하였다. 그는 651년 부터 655년 까지 그 위에 있었고 차기는 문충이 이어 받았다. 죽지는 유능한 화랑으로 휘하에 많은 낭도들을 거느리고 대장군 김유신을 도와 모든 전쟁에 참전하여 많은 공을 세웠다. 그런데 그에 관한 자세한 기록은 전하지 않는다. 다만 삼국사기에는 아주 간략하게 어떤 전투에 참전하였다고만 기록되어 있고, 삼국유사에는 득오가 지은 향가 ‘모죽지랑가’ 와 함께 그의 출생신화가 기록되어 있다.
화랑세기에는 죽지에 관한 기록이 없다. 아마도 풍월주나 부제를 지내지 않았기에 없는 것 같은데, 삼국유사의 기록으로 보면 그는 137명의 화랑도를 거느리고 득오를 찾아간 것으로 보아 화랑도 조직내에서 전방대화랑, 또는 좌우대화랑으로 부제에 버금가는 직책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죽지의 생몰년 기록은 없는데 그의 아버지인 술종述宗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화랑세기에도 전한다. 술종과 죽지 부자의 기록을 모아서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고자 한다.
죽지의 아버지 김술종은 대등으로 화백회의에 참석하였으며 특히 화백회의 수장인 상대등 알천과 함께 칠성우七星友의 일원이었다. 화랑세기에 보면 술종은 김호림, 김알천, 김임종, 김염장, 김유신, 설보종과 함께 칠성우로 남산에서 만나 자적하면서 조정의 일에 간여하지 않았지만,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는 반드시 그들을 받들어 물었다는 기록이 있다. 알천은 비담을 이어 상대등에 올랐다. 그의 임기는 진덕여왕의 재위기간과 일치한다(647~654년). 진덕여왕이 죽고나니 성골은 씨가 말랐다. 그래서 차기 왕위는 진골인 김춘추(태종무열왕)에게로 이어졌고, 상대등은 금강金剛이 올랐다. 김춘추가 왕위에 오르는데 일등공신인 김유신이 즉시 상대등에 오르지 못한 것은 당시 신라 조정의 권력구조가 후대에 전하는 것과는 다소 달랐다고 추정해 본다. 금강은 8세 풍월주를 역임한 문노의 아들이다(문노는 격검술이 신기에 달해 당시 그와 맞서 겨룰 자가 없었으며, 이후로도 그를 능가하는 무예/무술가는 기록상 등장하지 않는다). 
술종의 아들 죽지의 생몰년은 기록이 없어서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기록된 내용으로 그는 아마도 620년에서 630년 사이에 출생한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먼저 삼국유사(기이, 제2, 효소왕대)에 실린 내용을 간추려 인용해 보면,
“이전에 술종공이 삭주도독사가 되어 임지로 갔다. 삼한에 병란이 있어서 기병 3천 명이 그를 호송하였다. 일행이 죽지령竹旨嶺419) 에 이르렀을 때, 한 거사가 길을 닦고 있었다. 술종은 이를 보고 찬탄하였고, 거사 또한 술종의 위세가 성대함에 서로 마음이 감동되었다. 부임한 지 한 달이 되어 꿈속에서 그 거사가 방으로 들어 오는 것을 보았다. 부인도 같은 꿈을 꾸었다. 그래서 이튿날 사람을 보내 거사의 안부를 물었다. 사자가 돌아와서 하는 말에 의하면 거사는 며칠 전에 죽었다고 하였다. 그 날이 바로 술종부부가 꿈을 꾸었던 날이었다. 술종은 거사가 자신의 집에 태어날 것이라고 말하며, 다시 군사들을 보내 고개 위 북쪽 봉우리에 장사 지내고, 돌로 미륵불을 만들어 무덤 앞에 봉안하였다. 부인은 꿈을 꾼 날로 부터 태기가 있더니 아이를 낳았다. 이름을 죽지竹旨라고 하였다. 장성하여 벼슬길에 나아가 부수副帥가 되어 김유신과 함께 삼한을 통일하였고, 진덕여왕, 태종무열왕, 문무왕, 신문왕의 4대에 걸쳐 재상이 되어 나라를 안정시켰다.”
한편 삼국사기에 보면 진덕여왕 3년(649년)에 백제의 장군 은상殷相이 쳐들어오자 장군 천존과 진춘 등과 함께 대장군 김유신의 휘하 장군으로 출전하여 도살성에서 백제군을 격퇴하는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는 것으로 먼저 등장한다. 그 때 죽지의 나이를 20 ~30세로 본다면 그는 620 ~ 630년 무렵에 태어났다. 그리고 그는 651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신라 초대 중시에 임명되어 김유신과 함께 조정을 이끄는 유력 대신이 되었다(죽지는 655년까지 중시로 재임하였다). 그 후 백제 멸망(660년), 백제부흥군 토벌(661년4월 출정은 패하고 돌아왔다가, 동년 7월 출정은 승전하였다), 고구려 멸망(668년), 670년 나당전쟁 개전 당시에는 웅진도독부를 공격하여 성을 일곱 개나 점령하고 2천여 명을 죽였다. 671년에는 백제의 잔당들이 제기를 노리고 있는 가림성420) 을 공격하였고, 당나라와 군사와 석성에서 전투하여 5천3백여 명을 죽였으며 백제의 장군을 비롯 다수의 포로를 잡았다. 
삼국사기에는 삼국유사만큼 자세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7세기 격변기에 죽지의 활약상을 충분히 상상해 볼 수 있다. 

418) 당나라의 문하시중을 참고하여 만든 직책으로 651년 진덕여왕 때 처음 시행된 관직이다. 당의 시중은 내각의 수상격이었으나, 신라의 시중은 귀족의 대표자인 상대등을 견제하기 위하여 만든 직책이다. 처음에는 중시였으나 747년 경덕왕 때 시중으로 바뀌었다.  

419) 지금의 죽령으로 추정된다. 죽령은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과 충청북도 단양군 대강면 경계에 위치한 백두대간의 고개이다.

420) 부여扶餘 가림성加林城은 충청남도 부여군 임천면과 장암면에 결쳐 세워진 산성으로 501년(백제 동성왕23년)에 축조된 산성이다. 우리나라 사적 제4호로 지정되어 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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