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대란 유발 파일손상, 하청업체 직원의 파일변경이 원인
'노탐' 전산시스템 30년 전 첫 설치…일부는 한 번도 업그레이드 안 돼
보스톤코리아  2023-01-13, 20:09:30 
11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항공기 운항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미 연방항공청(FAA)은 전산정보 체계 오작동을 이유로 당일 오전 9시까지 모든 국내선 항공편에 운항 중단 명령을 내렸다. AP통신은 이번 사태로 미 전역에서 2만1천편 이상의 비행이 지연되고, 미국행 국제선도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여행객들이 항공기 운항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미 연방항공청(FAA)은 전산정보 체계 오작동을 이유로 당일 오전 9시까지 모든 국내선 항공편에 운항 중단 명령을 내렸다. AP통신은 이번 사태로 미 전역에서 2만1천편 이상의 비행이 지연되고, 미국행 국제선도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11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미국 전역에 '항공대란'을 일으킨 전산 오류는 하청업체 직원이 정해진 절차를 지키지 않고 작업하던 중 데이터 파일을 손상시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12일 미국 연방항공청(FAA)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FAA를 인용해 현재로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12일 항공편 취소는 1% 미만에 그쳤다고 전했다.

FAA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발표문에 따르면 10일 밤 데이터베이스 파일 하나가 손상되면서 비행사들에게 운항 관련 안전 공지를 보내는 FAA의 '노탐'(NOTAM·Notice to Air Missions) 전산시스템이 작동을 멈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노탐 시스템은 공항이나 항로에서 항공기가 마주칠 수 있는 각종 안전 관련 정보를 알려 준다. 새 떼의 움직임으로부터 활주로 공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유형과 내용의 정보가 포함된다.

이에 따라 FAA는 11일 오전 7시 20분께 항공기 이륙을 전면 중단토록 미국 전역의 공항에 명령했으며, 이륙 금지 명령은 약 90분만인 오전 8시 50분께야 해제됐다.

이로 인해 지연되거나 취소된 항공편은 1만 편이 넘었다.
블룸버그는 익명 취재원을 인용해 지금까지 조사 결과로 볼 때 FAA의 전산시스템 업무를 맡은 하청업체 직원 2명이 노탐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핵심 데이터에 오류가 일어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익명 취재원은 항공 운항에 필수적인 다른 전산 시스템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FAA 시스템도 전산 작업으로 데이터가 망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절차를 정해 뒀으나 이 절차가 준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관리자가 준수해야 할 절차를 어기고 파일 내용을 임의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그는 하청업체 직원들이 파일에 변경을 가한 것이 실수였는지 의도적인 일이었는지, 또한 의도적이었다면 악의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위해 FAA 측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자 기술자들이 백업 시스템으로 전환했으나, 백업 시스템 역시 똑같은 손상 데이터에 접근하려고 시도해 정상 작동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방송 NBC 뉴스는 노탐 전산 시스템은 1993년에 처음 설치됐으며 지금으로부터 향후 6년간 업데이트 계획도 없다고 전했다.

시스템 중 일부는 첫 설치 후 30년간 한 번도 업데이트된 적이 없다는 게 NBC의 설명이다.

NBC는 익명의 정부 취재원 2명을 인용해 문제가 발생한 시스템에 하청업체 직원 8명이 접근 권한을 갖고 있었고, 그중 1~2명이 시스템 오류를 일으킨 파일 변경 작업을 했다고 전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한 개인의 결정이나 실수 때문에 이런 수준의 (서비스) 중단이 일어날 수 없도록 시스템에 충분한 안전장치를 갖추게 하라"고 FAA에 지시했다고 NBC는 전했다.

작년 연말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대규모 항공편 취소에 이어 이번에 FAA 노탐 시스템의 고장으로 다시 대규모 결항사태가 발생하면서, 미국 항공 관리 체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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