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대추 |
보스톤코리아 2022-12-08, 18:11:52 |
아내는 대추차를 즐겨 마신다. 집에서 자주 울궈내 끓이는 거다. 차 색깔이야 커피보다야 엷고, 향내 역시 진하지 않다. 맛 또한 슴슴하지도 씁쓸하지도 않으니 이따금 몇모금 맛을 본다. 대추는 영어로는 무엇이라 하던가. 궁금했기에 인터넷을 뒤졌다. 주주베라 하던데, 은행銀杏과 도토리와 대추는 구별지어 진다. 어릴 적부터 흔히 봐왔기 때문이다. 대추는 한국에서도 흔했다. 추석차례상이라 했고, 홍동백서紅東白西요 조율이시棗栗梨柿라 한다. 조棗는 대추를 의미하는데, 밤과 배와 감이 같은 줄에서 나란하다. 붉은 사과 역시 빠질 수는 없으니 동쪽에 자리 잡는다. 몇년전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한 적이 있다. 대추 한알이란 시였다.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서서…(장석주, 대추 한알 중에서). 이번엔 다른 시이다. 이 역시 작은 대추 한알이라해도 수고스럽다. 그런데, 대추알은 겨자씨 보다야 크다. 대추 나무에 대추들이 알알이 달려있다. 스치면서 바람만이 그 노고를 알것이다. (이시영, 노고) 한국에선 이미 추수는 끝냈을터. 대추와 도토리도 열매도 모두 졌을 것이다. 그런데 대추나무엔 뭔가 자주 걸리는 모양이다. 가시가 있어 그렇다 하던가. 속담에도 있다.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 처음 듣는 속담인데, 난감한 상황을 나타낸다 했다. 요즈음 시국과 꼭 어울리는 건 아닌가. 몇십년만의 인플레이션이라 했고, 물가는 상당한 오름세이다. 서민들은 빚을 질수 밖에 없을 것이고, 부담이 가중된다. 정녕 대추나무에 연이 걸려 진퇴양난이다. 끓인 대추차는 신경안정제라 알려져 있단다. 불면증도 치료한다 더만. 차를 맛본 날은 내가 쉽게 잠들었던가. 확인겸 아내의 대추차를 한잔 다시 맛보아야 겠다. 보스톤의 긴 겨울밤, 대추차가 제격일게다.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옛적 한국티비 연속극 제목이다. 대추차를 마시면 사랑에 빠질 수도 있겠다.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마태 13:31)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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