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쪽빛 |
보스톤코리아 2022-11-14, 11:31:25 |
보스톤 가을하늘은 푸르다. 11월인데도 여전히 파랐다 못해 정녕 눈부시다. 나태주시인이다.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날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나태주, 11월) 사진 한장이 눈에 띄였다. 항공사진인데, 바닷가에선 좀체로 볼수 없는 붉은색이 눈에 잡혔다. 적조赤潮인지 해초인지 노란색과 푸른색 하늘이 조화로웠다. 그러나 역시 푸른색이 제일이라던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인데, 붉은색이나 초록이나 노란색에 비해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을 거다. 푸른색은 정신생리학적 효능이 있다 했고, 치유효과도 만점이란다. 긴장상태를 완화하기도 했으니, 푸른빛 가을하늘을 못마땅해 하는 사람은 없을지 싶다.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쪽빛인데 푸르렀다. 그날 하늘 색깔이 그랬다. 누구는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다고 했는데 붉게 물든 단풍색과도 사뭇 어울렸던 거다. 단풍은 적赤도 아닌 홍紅색이었고, 황黃보다는 엷거나 진한 유황색 이었다. 검은색 아스팔트 차길이 받치고 있었다. 쪽빛 하늘 배경과 뚜렷이 구별지어졌던 거다. 쪽빛은 가장 넓은 바다색이며 넓은 하늘색이라 했다. 하늘이 만든 너른 색을 내 얇은 입술과 언어로 형언할 수있겠는가. 심지어 김지하도, 조정래도 도무지 표현할 수없다고 했다. 뭐라 해야 하나? 고개를 가로 저었다는데, 필설로는 차마 옮길 수도 없다. 자연을 인간의 언어로는 도무지 옮겨낼 수는 없다. 그저 흉내만 낼 뿐이고, 자연에서 빌려 왔다라고 밖엔. 대출貸出인데, 이 쪽빛은 자연에 구태여 반납할 필요는 없다. 무궁무진 나타날 테니 말이다. 쪽색은 분명 식물 쪽에서 나온 이름일터. 감색이나 군청색에 비해 이름도 은은하다. 그럴적에 쪽색 하늘을 쳐다 본 그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상쾌했다. 하늘에서 쪽빛을 빌려 가슴에 담았다. 주님의 권능 우주에 찼네 (찬송가 79장)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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