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철수한 헤르손에 무기·군복 덩그러니…"황급히 탈출한 듯"
보스톤코리아  2022-11-11, 18:04:37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헤르손 서쪽 블라호다트네의 한 창고에 러시아군이 버리고 간 박격포탄이 쌓여 있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헤르손 서쪽 블라호다트네의 한 창고에 러시아군이 버리고 간 박격포탄이 쌓여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러시아군이 점령 8개월 만에 퇴각한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헤르손 인근의 러시아군 진지에 군복·식량은 물론 박격포탄까지 버려져 있어 황급히 탈출한 정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헤르손 서쪽 블라호다트네의 한 마을에 진입해 버려진 러시아군 진지를 수색하던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숙소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한 창고에서 러시아군 군복과 통조림, 책 등이 헝클어진 채 널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근처의 다른 창고에는 수백 발의 러시아군 박격포탄이 들어 있는 녹색 나무상자들이 쌓여 있었고 바닥에는 언제든 발사할 수 있게 뇌관까지 장전된 박격포탄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수색하던 우크라이나군 이병 세리이는 "러시아군은 서둘러 떠났다"며 "이 포탄을 우리에게 쏘려고 준비했지만 그럴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NYT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9일 탈환한 이곳은 헤르손으로 향하는 길목으로 몇 달간 치열하게 전개된 전투의 흔적들이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 트럭들이 헤르손을 향해 달리고 있는 M14 고속도로변의 자작나무들은 포격으로 쓰러져 있고, 철제 가드레일에는 포탄 파편으로 곳곳에 구멍이 나 있으며 전화선은 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9일 밤에 조용히 철수했다고 밝혔다.

주민 예브게니아 카이다예바(82) 씨는 "전투는 없었다"며 "러시아군이 조용히 떠났다"고 말했다.

NYT는 우크라이나군이 진입한 이 날 지역 학교 교사로 알려진 한 남자가 오토바이에 우크라이나 국기 2개를 매단 채 경적을 울리고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치면서 도로를 달려 이 지역이 러시아에서 벗어났음을 확인해줬다고 전했다.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원화가치 이달 들어 8% 넘게 올라…주요국 통화 중 최고 2022.11.12
미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킹달러' 현상이 최근 주춤하는 가운데,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이달 들어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많이 상승한..
러군 철수한 헤르손에 무기·군복 덩그러니…"황급히 탈출한 듯" 2022.11.11
러시아군이 점령 8개월 만에 퇴각한 우크라이나 남부 요충지 헤르손 인근의 러시아군 진지에 군복·식량은 물론 박격포탄까지 버려져 있어 황급히 탈출한 정..
민주, 조지아 결선 전 상원 장악 가능성…네바다 격차 줄어 2022.11.11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11·8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진 지 사흘이 지나고 있지만, 상원과 하원 모두 다수당이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고 ..
3위 코인제국 FTX, 파산 신청…부채 66조원 가상화폐 사상 최대 2022.11.11
(로스앤젤레스·뉴욕·런던=연합뉴스) 정윤섭 강건택 최윤정 특파원 = 대규모 인출 사태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가상화폐거래소 FTX가 11일..
"머스크, 테슬라 전 사장에 주식권리 포기 요구해 결별" 2022.11.11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핵심 참모에게 조건부 주식 취득 권리의 포기를 요구해 결국 그와 갈라선 것으로..